주민 관심·참여 높아 "행정하는 보람"

"흔히들 '면목 없다'고 하잖아요? 주민들이 면목동이라는 이름을 '부족함' '뒤쳐짐'으로 연결시켰던 것 같아요. 올해는 자부심을 회복하는 해가 될 겁니다."

류경기(사진) 서울 중랑구청장은 "주민들이 느끼는 자괴감이 자부심으로 전환되는 기운이 느껴진다"고 자신했다.

살림살이 규모가 커진 게 큰 몫을 했다. 류 구청장은 "전체 예산이 최근 3년 사이 5500억원에서 6500억원, 7500억원까지 빠른 속도로 늘었다"며 "재정자립도가 단기간에 높아지지는 않겠지만 재정규모가 크게 확대, 일할 수 있는 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본사를 신내동으로 옮기기로 결정하는 등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질적으로 취한 조치가 힘을 발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에 대한 집중투자가 주민들 기운을 북돋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는 21~23위를 맴도는데 교육경비보조금은 매년 10억원씩 확대, 4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민들이 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지표다.

"경제문제를 뺀다면 중랑구는 예부터 살기 좋은 곳이었어요. 산과 물 등 자연조건이 좋고 이웃간 정이 돈독한 동네거든요. 자부심이 있었던 셈이죠."

그 바탕 위에 민선 7기 들어 지속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류경기 구청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동네 청소도 작은 부분이지만 지역사회와 주민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낡고 오래된 골목이 많아 자칫 지저분해지기 쉬워 구청장부터 빗자루를 들고 나섰다.

'갈고 닦으면 빛이 난다'는 얘기는 헛말이 아니었다. 주민들이 동네별로 청소 관련 자체 사업을 착안할 정도로 경쟁적인 분위기가 됐다. 그는 "잘 정비된 도심에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면 거리가 깨끗하듯 '돈 많음'이 곧 '깨끗함'을 의미한다"며 "중랑구는 주민들이 앞장서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내 차량기지 이전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망우·상봉역 일대 복합개발, 면목행정복합타운 등 지역 경제지도를 바꿀 대형 사업도 차근차근 구체화해가고 있다.

당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복지다. 류경기 구청장은 "배려하고 어울리며 살아보자는 것"이라며 "직접 살피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랑은 행정하는 보람이 있는 곳"이라며 "주민들 관심과 참여가 높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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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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