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범위 좁고 저해지·무해지 위주

누구나 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내가 가입한 보험이 정확히 어떤 건지, 무엇을 보장해주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보험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별 걸 다 이야기하는 '보험 TMI'(Too Much Information)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온라인을 통한 거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험 역시 설계사를 직접 만나 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수 있죠. 다이렉트 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온라인 보험을 보험업계에서는 'CM(Cyber Marketing) 채널' 보험이라고 부릅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사회 흐름이 바뀌고 있지만 보험에서는 이 추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간편함'으로 상징되는 온라인 세상에서 보험은 생각보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생명보험의 'CM 판매' 연간 수입보험료를 보면 2011년 12억원에서 2018년 15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체 판매 채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손해보험의 경우는 생명보험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습니다. 2011년 3133억원에서 2018년 3조1811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비중도 0.7%에서 4.7%까지 올라갔네요.

이런 차이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의 특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주로 보험기간이 1년 이내로 짧고 매년 갱신되는 상품이 많다는 뜻이죠. 종신보험 같은 장기 보험보다는 자동차보험, 실비보험 등이 온라인에서 훨씬 더 많이 팔린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생명보험의 경우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미니보험'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금을 받도록 설계돼 있고 보장내역도 한두 가지에 초점을 맞춘 형태라는 얘기죠. 온라인 보험의 간편성을 최대한 살린 것이라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보험이 복잡하다보니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상품만이 판매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온라인 보험이 '미니보험화'돼 있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판매하는 보험보다 매달 내는 보험료는 저렴한 편입니다. 설계사가 가져가는 비용이 줄어서 그렇기도 하고 중도 해지때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게 설계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보험은 설계사 보험보다 비쌀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매달 내는 보험료는 조금 낮을 수 있지만 보장 범위가 훨씬 좁다면 그건 저렴한 보험이 아닌 거죠.

설계사 채널에서 파는 보험과 온라인 채널에서 파는 보험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상품인데 설계사 수당만큼만 보험료가 차이가 난다면 다들 온라인 보험에서만 가입하려고 할 테니까요. 단순히 온라인 보험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선입관은 버리고 다양한 판매채널에서 상품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험은 미래에 올 보험사고를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이 어렵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위험을 미리 대비해야 할지 잘 알기 힘들기 때문이죠. 특히 온라인 보험은 설계사의 설명 없이 소비자 스스로가 약관이나 상품설명서를 보고 보장 내용을 파악해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자칫 고지의무를 위반할 수도 있으니 신경써야 하고 계약 후에는 스스로 보험료 납입 등도 잘 챙겨야 합니다.

[보험 TMI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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