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셧다운도 악재

한국 차업계 직격탄

"자동차, 4~6월 수요절벽 온다" 에서 이어짐

또 미국·유럽공장의 셧다운과 인적·물적 이동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지난 2월 중국 와이어링부품 파장처럼 자동차생산중단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핵심부품 공급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산업생태계 붕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독일 미국 일본산 고기능 핵심부품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중국산 부품공급 차질때보다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은 디젤인젝터, 에어백, 오디오, 차량용 반도체 등 유럽산 핵심부품을 연간 1조8000억원 규모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고기능 핵심부품은 거래처를 쉽게 바꿀 수 없다"면서 "당장 수입처를 다변화하기도 어렵지만 새롭게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차모델과의 궁합,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지역별 고기능 자동차부품은 유럽 15억1000만달러, 일본 9억8000만달러, 미국 3억2000만달러 등으로 이들 지역이 전체 수입액의 52.7%에 이른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25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영향 및 대응 주제로 열린 제2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 감염 확산은 세계 경제를 공황 수준으로 침체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90% 감소한 데 이어 미국도 향후 3개월간 차 판매가 90% 감소할 전망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 기업의 해외공장도 미국 유럽 남미 인도 등에서 연쇄적으로 폐쇄되고 있다"며 "500만대 생산공장 중 겨우 60만대 수준만 정상 생산되는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협력업체들의 줄도산과 산업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산업협회는 이날 산업발전포럼에서 부품업체 75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4.7%가 "코로나19로 애로가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91.5%가 수요위축에 따른 매출액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고, 자금조달 애로(36.6%), 마스크 등 방역물품 부족(32.4%), 해외공장 가동 불안(11.3%)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건의사항으로 대출연장 등 유동성 확대(67.6%)와 각종 세금 감면 및 납부 유예(62.0%)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19.7%), 최저임금 등 인건비용 완화(18.3%), 유연한 근로시간 확대(9.9%) 등에 대한 요구도 잇따랐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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