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 설계부터 운영까지 주민 주도

"은평은 참 따뜻한 공동체입니다. 주민들이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어려운 이웃에 안쓰러움을 느껴요."

김미경(사진) 서울 은평구청장은 "재정자립도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23위로 열악하지만 적십자회비 모금은 12년 연속 1위"라고 강조했다. 저층 주거지가 많지만 토박이 주민이 많아 주거만족도가 높고 이웃간 따뜻한 정이 살아 있는 인정 넘치는 도시다.

'북한산 큰 숲, 사람의 마을'이라는 구호처럼 북한산 봉산 앵봉산 이말산 백련산 비단산까지 6개 산과 불광천 진관천이 둘러싼 천혜의 자연환경도 있다. 김 구청장은 여기에 더해 진관사를 중심으로 한 '북한산 한(韓)문화 체험특구'와 삼천사 한옥마을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삼각산금암미술관 셋이서문학관 등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지역 3대 자랑거리로 꼽았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문화도시에서 공동체를 꾸려가는 주민들은 다른 어느 지자체보다 참여의지가 높다. 김미경 구청장은 "행정을 믿고 주도적으로 끌어가려고 한다"며 "서울시 주민자치회 정원이 50명인데 은평은 대기자만 수백명에 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은평의 미래를 바꿀 생활밀착형 기반시설도 공공 주도가 아닌 주민참여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이나 신사동 내숲(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에서 성공적인 실험을 했다. 설계부터 운영까지 주민들이 중심이 된 두 시설은 '공공도서관의 미래'로 손꼽힐 정도다. 김 구청장은 "주민과 함께 하는 개발, 생활SOC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위한 자원순환도시라는 목표도 주민 손에 달려있다. 지난해 추진단을 발족하고 갈현2동을 시작으로 '재활용거점 모아모아 사업'을 통해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 공유와 생활쓰레기 감량을 유도하고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시범운영을 해봤는데 주민들 반응이 좋다"며 "은평구 전역을 포함해 인근 마포·서대문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준공 예정인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최고의 시설로 조성, 판매 가능한 재활용품 비율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2020 지자체 핵심어" 연재기사]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