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학회지 편집위원장 '인턴십 확인서' 증언 … 장영표 교수 아들 '조국교수와 스펙품앗이'

조국-정경심 교수 딸의 단국대 의대 인턴십 확인서에 대해 "의과대학생도 하기 힘든 수준으로 상당히 열심히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7일 열린 정경심 교수 제12차 공판에서 병리학회지 편집위원장인 정창권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검찰은 지난 11차 공판때와 마찬가지로 공소내용과 관련없는 정 교수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된 질문을 집중적으로 했다.

단국대 장영표 교수 아들 장 모씨 등 정 교수 딸의 동기들도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아버지와 조국 교수가 서로 자녀들의 '스펙쌓기 품앗이'를 했다고 증언했다.

정경심 재판 방청 대기지난 2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시민들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속행공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판사 직접 질문에 의미있는 증언 =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제12차 공판이 열렸다. 대학병원 병리과 교수인 정창권 교수가 증인으로 나왔다. 정 교수는 사건과 관련된 직접 증인은 아니지만, 단국대 장 교수의 의학논문을 취소했던 병리학회지 편집위원장으로서 논문취소 경위 등을 증언했다.

논문취소 경위를 묻는 검찰 질문에 정 교수는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고, 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고도 받았다고 허위기재했고, 당시 저희가 갖고 있던 규칙이나 과학기술 훈령에도 위배돼 만장일치로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 교수는 재판부 중 한명인 임정엽 부장판사의 직접 질문에 인턴십보고서와 관련해 의미있는 진술을 했다. 임판사는 정경심 교수 딸의 인턴십확인서를 실물 화상기에 띄워놓고 물었다. 임 판사는 "인턴십확인서를 보면 고등학생이 어느 정도 참석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인가, 아니면 참여할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연구에 공이 있는 것처럼 읽히나"라고 질문했다. 정창권 교수는 "인턴십 활동을 (중략) 성실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 내용은 의학부 수준에서 당시 PCR(중합효소 연쇄반응)이라는... 의과대학생도 하기 힘든 수준으로 상당히 열심히 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판사가 재차 "우수한 학생이고 의과대학생을 능가할 정도냐"고 묻자, 정 교수는 "이 자료보면 그런 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차원 조직적으로 스펙관리 = 정경심 교수 딸과 고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 아들 장 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씨는 고교시절 서울대 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해, 교수들 사이 자녀의 '스펙품앗이' 의혹을 낳기도 했다.

검찰은 "아버지(장 교수)가 조국교수 딸의 스펙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저도 제 스펙을 만드는데 조국 교수 도움을 받은 거라는 의미라고 했는데 맞냐"고 물었고, 장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경심 교수측 변호인이 "학생들은 공부에 바쁘니까 공부만하고 스펙은 디렉터선생님이나 누군가가 주선해 만들어주면 학생들은 특별한 일 없으면 그것을 수행하고 스펙을 받아오게 하는 건가"라고 묻자, 장씨는 "그런 시스템으로 보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당시 외고 학생들의 스펙을 학교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장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상당 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조국 교수와 인턴활동 관련해 주고받은 이메일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장씨를 상대로 정경심 교수 딸이 서울대 인권법센터 세미나에서 본적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고, 장씨는 "본적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당시 행사 전체 동영상을 보여주며 "장씨의 모습도 없다"고 지적하자, 장씨는 "참석을 했지만 자리에 안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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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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