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확인서도 내가 직인 찍어 발급했다"

백태웅 교수 SNS에 "조국 딸과 인사 나눠"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 모양이 2009년 5월 서울대 학술대회에 참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학술대회를 준비했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김 모씨는 14일 열린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김씨는 또 인턴십 확인서도 "10년이 더 지나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면서도 "나만이 카드키가 필요한 곳에 도장을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교수가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내가 발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시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했던 하와이대 로스쿨 백태웅 교수도 14일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글을 올려 "그날 행사장에서 조양을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한영외고에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기특하다고 칭찬을 해 준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에스엔에스에 올린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의 글.


◆뒷풀이서 자기소개 기억해 = 검찰은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학술대회에 조국 교수 딸이 참석하지 않고도 참석했다며 허위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해 고교에 제출했다며 조국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모씨는 "(학술대회 뒷풀이 장소에) 30명 정도 예약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얼마 안남아서 끝까지 있던 사람은 같이 가서 밥을 먹었다"며 "조국 교수 옆에 앉아서 조 교수 딸이라고 자기소개를 해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지난 재판에서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조양의 고교 동창 장 모씨가 "조양을 학술대회에서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씨는 또 지난 재판에서 장씨가 "행사에서 어떤 사람이 중국어로 유창하게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 증언한 데 대해, "중국어가 사용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009년 5월 15일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김씨는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으로 실무준비를 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어떤 여성에게 전화가 와서 고등학생도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느냐고 문의가 와 센터장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던 기억이 있고, 당시 대원외고 교복을 입은 남학생 1명과 사복을 입은 남녀학생 각 1명씩 총 3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센터장직인 타인사용 불가능" = 김씨는 인턴십 확인서 발급과 관련한 증언도 했다. 김씨는 "10년도 더 된 일이라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했던 사실을 기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센터장 직인을 나만이 갖고 있기 때문에 직인이 찍혀 있다면 내가 발급한 게 맞다"고 밝혔다.

"센터소속 다른 교수가 증인에게 얘기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그럴 일은 전혀 없다"며 "책상밑 보조서랍에 보관하는데 카드키가 필요하고 그것은 저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확인서를 발급할 때 센터장에게 지시받거나 보고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보고 결재라인이 없고, 통상적으로 증명서 발급은 사무국장이 담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발급대장을 만들었던 것도 기억이 있다"며 "기억하는 이유는 이게 123번이라서 그렇다"고 말했다.

재차 "증인이 발급한 게 맞느냐"고 묻자, 김씨는 "네"라고 말했다.

◆"검찰이 조국가족 거짓말로 몰아" = 한편 당시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했던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가 14일 에스엔에스에 글을 올려 조양의 참석을 확인했다. 백 교수는 글에서 "검찰이 조국 교수 딸이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된 사형제 폐지 국제학술대회에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그날 행사장에서 조양을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한영외고에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기특하다고 칭찬을 해 준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당시 백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아시아의 맥락에서 본 사형제 관련 국제규범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백 교수는 이어 "조양 본인이 그곳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또 여러 사람이 그것이 사실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검찰이 막무가내로 조양과 그의 가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고가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조국 교수와 그 가족의 문제를 둘러싸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검찰의 능력을 회의하게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추적] '조국사태, 진실은'" 연재기사]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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