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7천명 27일까지 투표

투표율·결선투표 등 변수

"누구든 당선이후가 중요"

위기 속에 들어가 있는 정의당의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전국동시당직선거가 27일까지 이어진다. '안정'과 '개혁' 사이에 포진해 있는 4명의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투표율과 함께 결선투표도 주요 변수다. 일각에서는 '누가 되느냐'보다 '당선 이후' 당의 정체성 논쟁을 모으고 조직을 새롭게 개편해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정의당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시작한 전당원 투표는 26일까지 온라인투표로 진행된다. 선관위에서 메시지를 보내면 인터넷에 접속해 곧바로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날인 27일엔 투표 미참여자를 대상으로 자동응답기(ARS)로 의사표시를 하도록 지원한다.

취재진과 인사하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사 하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통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포스트 심상정'은 누구 = 심상정 대표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부를 정의당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하는 2세대라고 규정했다. 심 대표는 "어떤 분이 되더라도 정의당의 2세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2세대가 1세대와 3세대 정치인들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다른 거대양당에서는 볼 수 없는 세대 연대로 총화되는 탄탄한 팀, 정의당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4명의 당대표 후보는 안정-개혁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펼쳐져 있다. 당내 최대계파인 인천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 유일한 원내 인사인 배진교 후보는 '안정에 무게 둔 개혁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지도부에서 부대표와 대변인으로 허리 역할을 했으며 풍부한 정당 활동을 해온 김종민 후보, 김종철 후보는 안정감보다 개혁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창진 후보는 새롭게 진입한 인사로 '강도높은 개혁'을 내세웠다.

'포스트심상정'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됨에 따라 안정적인 당 관리에 관심을 두는 시각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안정과 미래 비전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의 선택 문제가 정의당원들에게 주어졌다"면서 "정체성 논란 등은 선거이후에 더 첨예하게 대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얼마나 잘 조율하고 방향성을 잡고 추진해 나갈 것이냐가 더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60% 넘을까 = 정의당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투표율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는 2만7000여명이다. 2017년 7월 4기 전국동시당직선거엔 당권자가 2만969명이었고 2019년 7월 5기 전국 동시당직선거때는 3만213명이었다. 조국 사태와 박원순 추모 논란을 거치면서 4분의 1 수준인 7000명 가까이 나가고 또 상당수가 새롭게 들어와 결국 3000명 정도의 당원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한 사람들은 대체로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정의당의 색깔을 찾는 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지난해는 64.56%(1만9355표)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2017년에는 61.89%(1만2978명)를 보였다. 정의당 핵심관계자는 "당원들의 투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투표율이 올라가기는 힘들어보인다"고 했다. 투표율은 당선 영향력과 상관없이 정의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60%를 밑돌 경우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정의당 위기론이 가중될 전망이다.

후보가 4명이나 나와 결선투표는 불가피해 보인다. 결선투표가 결정된다면 추석연휴 이후 7일부터 5일간 '1차 투표'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위 1, 2등이 겨루는 결선투표인 3. 4위 후보와 지지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최종 당선자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의당 핵심관계자는 "향후 당 운영을 고려할 때 당선자는 50%를 넘어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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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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