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마다 원격수업 기반시설

학교안팎에 청소년 복지공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하잖아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은 최근 나태주 시인을 입버릇처럼 들먹인다. 그는 "특별하지 않은 꽃이 없다"며 "아이들은 누구나 그냥 바라만 봐도 예쁘다"고 말했다.

강동구가 고교마다 e-스튜디오를 구축, 원활한 원격수업을 지원한다. 이정훈 구청장이 개관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강동구 제공


아동청소년 인구가 6만5000명으로 65세 이상 주민 숫자에 버금가는 강동구는 올해 '교육도시'를 핵심어로 내세웠다. 이정훈 구청장부터 바쁜 일정을 쪼개 아버지회 활동을 했을 정도로 아이들과 학교에 관심이 많다. 서울시의원 시절 교육위원회에서 활동을 하며 학부모들과 교류를 다졌고 취임 이후에는 시간만 나면 학교를 찾아가 미래세대를 만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각급 학교에서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이 시작된 이후 발빠른 대응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내에 3D 가상 원격수업이 가능한 'e-스튜디오'를 구축하고 60개 초·중·고 교사에 개방, 온라인 수업용 콘텐츠 제작을 지원했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과 온라인 1대 1 진로·진학 상담 환경이 조성됐고 5월 '원격 스마트 진로진학 박람회'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달에는 e-스튜디오를 전체 고교에 확대했다. 학교별 플랫폼을 개설하고 구 스튜디오와 연계한 'e-클라우드'다. 내년에는 대학까지 연계한 '스마트 캠퍼스'로 본격화하는데 지난 23일 시범운영, 가능성을 확인했다.

상일여고 스튜디오에서 이위형 건국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강동 동북 선사 한영까지 5개 학교 200여명이 실시간으로 수업을 듣는 형태였다. 영상과 이미지 송출에 자막표시 자료전송, 실시간 대화 등 다양한 기능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정훈 구청장은 "학교와 학교, 학교와 지역사회를 잇는 미래형 스마트교육 플랫폼의 시작"이라며 "강동교육포털로 확대, 주민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학습을 즐길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민선 7기 들어 교육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중·고교생 무상교복이 대표적이다. 2018년 교복지원조례를 제정, 지난해 고교 신입생에 교복구입비를 지원했고 올해는 중학생까지 확대했다.

학교 안팎에는 복지공간을 늘려가고 있다. 낡은 학교공간을 아이들이 바라는 배움터로 바꾸는 '우리가 꿈꾸고 만드는 행복학교'가 우선.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공공건축가와 민간전문가 등 도움을 받아 각각의 행복공간을 꾸민다. 지난해 17개 학교에 이어 올해 18개 학교가 참여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개방형 놀이·수업공간인 학교 놀이숲을 조성하고 복도 로비 중앙현관 등을 바꿀 예정이다.

폐쇄적인 경로당은 아동청소년과 노인들 공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구립경로당 내 유휴공간을 아동자치센터 '꿈미소'로 꾸며 방과후 학습지도나 동아리 놀이 독서 등 활동을 하도록 했다. 운영에 필요한 규약 등은 아이들 스스로 정한다.

천호동과 둔촌동에 들어설 구립청소년문화의집, 돌봄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직영화 등도 아동청소년 복지 확대에 속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러면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교육보다 복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등부터 꼴찌까지 잠재력을 발휘하게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아동·청소년기에 단 한명도 상처받지 않고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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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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