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산업 탈출하는 인재, 청정에너지로 몰린다" 에서 이어짐

현재 일부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대량해고 와중에도 인턴십과 대졸자 채용 프로그램만은 유지하고 있다. 셰브론 인재개발부장 론다 모리스는 WSJ에 "과거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BP 인재개발부장인 에이미 패튼은 "80년대 경험에서 배운 것은 사람들이 석유를 끊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슐럼버거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고용을 중단했고 인턴 프로그램을 없앴다. 텍사스주립대 석유공학과 학과장인 제프 스패스는 "석유와 가스산업은 이제 끝났다는 생각들이 많다"며 "올해 초 졸업한 석유공학 전공자의 1/3만 일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졸업자들은 어디에 취업하고 있을까. 적잖은 청년들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부문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청정에너지 산업 일자리는 이미 화석연료 일자리를 넘어서고 있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는 2017년 에너지부 보고서를 인용해 청정발전 부문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화석연료발전보다 5배 많았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 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는 2019년 미국 녹색경제 부문이 화석연료 산업보다 10배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환경보호기금에 따르면 전기차 산업은 2018년 17만4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청정에너지와 화석연료 일자리 수치는 각 부문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명확하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많은 젊은이들이 화석연료 산업을 자신의 사회적, 환경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테슬라나 기타 전기차 제조사들에겐 없는 문제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의 고용을 급격히 늘릴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6만5000명을 추가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벤징가'에 따르면 글로벌 인재 컨설팅 업체인 '유니버섬'이 최근 4만4000명의 미국 대학생을 설문조사한 결과,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테슬라를 미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기업으로 꼽았다. 2위 역시 머스크의 기업 스페이스X였다.

인기 높은 기업은 테슬라뿐 아니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나 '워크호스', 그외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무명 기업들이 젊은 공학도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모간스탠리 자동차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는 "전기차업계는 인재를 구하기 위해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부품공급업체인 에바넥스의 찰스 모리스는 "석유기업 내부에서는 곧 호황기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하지만, 그들 역시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며 "쇠락하는 석유 산업에 젊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문제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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