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 전국·서울 득표율 '상관관계' 나타나

서울서 이긴 대선후보, 대선에서도 대부분 승리

서울시장 이긴 정당, 다음 대선서도 유리한 고지

내년 4월 7일 서울시민은 새 시장을 뽑는다. 박원순 전 시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보궐선거다. 새 서울시장의 임기는 1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의미는 그 이상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이듬해인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면 2022년 대선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유권자는 847만명(2020년 21대 총선 기준)이다. 전국 유권자의 19.3%에 달한다. 경기도(1106만명, 25.2%)보다 적지만 서울 유권자의 표심은 정치적 의미가 남다르다.


대한민국 수도로서 전국을 대표하지만, 정치적으로도 대표성을 띤다. 영호남과 달리 특정정당에 쏠리는 지역 편향성이 약하다. 전국 평균이다. 특정 이념이나 계층에 쏠려있지 않다. 중도적인 편이다. 젊은층과 고학력자,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슈에 민감하다. 여야에 대한 평가에 따라 표심도 발빠르게 움직인다. 서울 유권자의 표심을 보면 다음 대선결과까지 유추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역대 대선에서의 전국과 서울 투표결과를 보면 '서울과 대선의 함수관계'가 엿보인다. 역대 대선에서 주요후보들의 득표 결과를 보면 전국과 서울 득표율간에 상관관계가 뚜렷하다. 2017년 대선에서 41.0%를 득표해 당선된 문재인 후보는 서울 42.3%, 대구 21.7%, 광주 61.1% 식의 지역별 득표율을 보였다. 지역별로 득표율이 엇갈렸지만 서울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게 나온 것이다.

같은 대선에서 24.0%로 2위를 차지한 홍준표 후보도 서울에서 20.7%로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홍 후보는 대구에서는 45.3%를 얻었지만 광주에서는 1.5%에 그쳤다.

역대 대선결과를 보면 서울에서 이긴 후보가 대선에서도 이기기 십상이었다. 1997년 대선에서 1위를 차지한 김대중 후보는 서울에서 44.8%를 얻어 이회창 후보(40.8%)를 앞질렀다. 2002년 노무현, 2007년 이명박, 2017년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후보는 서울에서 문재인 후보에 밀렸지만 격차는 크지 않았다.

역대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결과간에도 상관관계가 발견된다. 1995년 6월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조순 후보가 서울시장을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1997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이겼다.

2002년과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연달아 이긴 한나라당이 2012년 대선도 승리했다. 물론 2012년 대선 직전에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뺏겼지만 '보궐선거 유발 책임론' 탓이 컸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이 성공한 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이겼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측 인사는 12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타날 서울 표심을 보면 이듬해 대선도 예측 가능할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이 호응을 얻으면서 야권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그 흐름이 이듬해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야권후보가) 탄핵세력·극우세력 딱지를 떼지 못하고 패한다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전국선거 5연패(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2022년 대선)의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1 서울시장 보궐 보면 2022 대선 보인다" 연재기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