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중진 출신 장관부터 586대표, 개혁성향 재선까지 두루 거론

야 "대선주자급 중량감 있는 인물" "정치 변화? 사람을 바꿔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필승카드'를 찾기 위한 여야의 고민이 벌써부터 깊은 모습이다. 여야 입장에서는 2022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반드시 이겨야하기 때문이다.

◆공천부터 난관인 민주당 = 민주당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유발시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후보를 낼 것이냐 문제부터 따져야한다.

민주당 당헌 제96조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박원순 사건'이 이 조항에 해당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당 일각에선 무공천을 주장하지만 대세는 공천을 통해 민심의 평가를 받자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만화 캐릭터와 함께 | 12일 서울광장 '아이·서울·유'(I·SEOUL·U) 조형물 옆에 마스크를 쓴 3m 높이 핑크퐁과 아기상어 인형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에 지친 시민을 위로하는 캠페인 '참, 고마워요!'를 인기 캐릭터 핑크퐁, 아기상어와 함께 이날부터 한 달간 벌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민주당 후보로는 5선 출신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4선 출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3선 우상호 의원, 재선 박주민·박용진 의원이 꼽힌다. 외부영입론이나 범여권 후보단일화론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박 장관은 2011년과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4선과 당 원내대표, 장관까지 두루 거친 경륜이 강점으로 꼽힌다.

추 장관은 문재인정권의 검찰개혁을 상징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본선에 오른다면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 의원은 586그룹 대표격이다. 서울시장에 도전한 바 있다. 박주민 의원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유리한 대목으로 꼽힌다. 친문의 지지도 경선에서는 잇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3법을 주도한데 이어 공정경제 3법 통과에 앞장서면서 개혁의 상징으로 꼽힌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보궐선거가 발생한 원인 때문에 남성후보들이 선제적으로 나서기 어려운만큼 여성후보들이 조금 더 유리한 환경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선주자급? 세대교체? =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기대가 높은만큼 후보를 정하는데도 고민이 많다.

문재인정권 말기로 접어들면서 정권심판론이 커질 여지가 생긴데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낮으면 고령지지층이 많은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에는 해볼만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4선 권영세·박진 의원, 초선 윤희숙·김웅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김선동 사무총장, 나경원·김용태·이혜훈·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범보수야권 단일후보로 꼽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현역 중진의원의 출마에 부정적이다. '참신한 새 얼굴'로 경선부터 '바람'을 일으켜 승부를 건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12일 "여권이 (국민의힘 개헌 저지선인) 100석이 무너지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르는 판에 현역의원들이 보궐선거에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헌당규를 고쳐 (경선에서) 국민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2002년 '노무현 바람'을 일으켰던 순회경선도 검토 중이다. 서울을 6∼7개 권역으로 나눈 뒤 순회경선을 벌여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는 복안이다.

윤 센터장은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에 버금가는 규모있는 선거인데다, 여권과 경쟁구도를 만들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후보의) 참신성만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대선주자급의 중량감있는 인물을 내세우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대교체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정치가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방법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는) 김세연, 김웅, 오신환, 윤희숙, 이준석, 사람이 있다. 인물이 있다"고 말했다.

["2021 서울시장 보궐 보면 2022 대선 보인다" 연재기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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