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회, 중앙선관위 연구용역보고서 분석

정치유튜브 시청 28.5% , 도움됐다 84.9%

“유권자의 정치적 활성화 기능” 확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던 광화문 광장의 목소리가 유튜브와 SNS(사회관계망), 댓글로 옮겨 붙었다. 정보통신의 발달, 생활습관의 변화와 함께 코로나19도 속도를 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가짜뉴스 논란도 있지만 ‘정치 뉴노멀’ 시대의 도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에서도 정치소비자인 유권자의 선호 변화에 따라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정치학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안받은 연구용역보고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외부평가:선거제도, 과정, 관리, 지역별 분석’에 따르면 정치인·정당의 유튜브에서 영상을 시청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2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정치인이나 정당의 유튜브 채널이 정치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정치인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84.9%(약간 도움 72.1%, 매우 도움 12.8%)에 달했다.

내일신문이 확보한 연구용역보고서는 한국정치학회와 한국정당학회가 4.15 총선 직후부터 5월초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면접방식으로 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온라인에 의한 정치 소비 행태는 중앙선관위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총선 직전인 4월 5~6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실시한 ‘21대 총선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후보자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주로 어디에서 얻느냐’는 질문에 31.2%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라고 답했다.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5%p) 4년 전인 20대 총선 직전에는 인터넷·SNS(22.5%)에 비해 언론보도(26.4%)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득 포항공대 교수는 앞의 용역보고서 중 ‘정치인의 YouTube 수익활동에 대한 쟁점과 제언’에서 “유권자의 정치인·정당 유튜브 시청은 단순히 정보제공과 소통 강화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을 정치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확인 가능하다”며 “최근 정치인과 유권자를 매개하는 소통 수단으로 부상한 유튜브는 유권자에게 대중매체에서 얻기 어려운 유형의 정치정보를 제공하고 정치인과 더욱 긴밀한 소통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으나 유튜브 공간을 활용해 정치인과 유권자의 거리를 좁히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간27주년 기획] 광장열기 뉴미디어로 확산"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