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고령화, 정치지형 근본적으로 변화해"

"정권교체 원하는 중도층도 주의깊게 봐야"

코로나19에 따라 더욱 빨라진 뉴노멀시대에 치러지는 내년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뉴미디어 영향력 등이 어떻게 작동할까.

엄경영 소장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먼저 '한국사회를 진보사회로 끌고 간 근본적인 사회변동 3가지'를 짚었다. 엄 소장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며 "20대에 학생운동을 했던 세대가 50대가 돼서도 민주당 찍는다"고 했다. 또 "2016년 촛불로 참여 민주주의를 급격하게 제고, 20~40대 투표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20~40%까지가 진보성향이 강해졌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코로나의 사회적 영향으로 협력·연대·공동체 등 진보적 가치가 확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보수성향이 60세 이상에서만 나타나면서 숨어있는 보수(샤이보수)가 숨을 공간이 없다"면서 "반면 진보진영이 숨을 공간이 넓어졌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조국, 추미애, 라임-옵티머스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이유다"라고도 했다.

박명호 교수

◆라임·옵티머스에도 문 대통령 지지율 유지 이유 =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노령화"를 언급하며 "정치지형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했다. "586이 된 368세대가 조만간 60대 전체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불과 3~5년밖에 안 남았다"며 "60대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30%를 넘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2008년 총선을 보면 당시 386세대가 40대 초반(486)인데 뉴타운 돌풍이 강북에 불면서 한나라당이 대승했다"며 "연령효과가 나타났다. 486도 교육 주택 문제 등 생활인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어떤 계기나 흐름에 따라서 일부 달라질 수 있다"며 "계획되지 않은, 의도하지 않은 계기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튈 수 있다"고도 했다.

◆"야당 권력 즐기려는 사람 있다" = 박 교수는 "(차기대선을 묻는 갤럽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야당 지지도가 높은 점에 주목한다"며 "인국공, 부동산, 박원순, 추미애 등에서 개인과 집단, 공평 등 시대정신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류에서 나타나는 세대의 인식차이를 누가 잡아낼 것이냐, 어떻게 시대정신으로 만들어낼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촛불은 공화국 배신에 대한 시민의 저항, 응징이고 권력의 공공성에 대한 견제와 균형에 대한 지킴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한 발자국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처럼)딱 반발자국만 앞서 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고는 박 교수는 "야당의 공공성과 시대적 인식이 가능하겠는가.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야권의 아킬레스건이면서 쟁점은 현재 야당의 권력을 즐기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며 "'나는 (지금이) 좋다. 정권을 잡으면 좋고 안 잡아도 괜찮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사람으로 상징이 잡혀야 한다"며 "야권의 이재명 지사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뭘 잘못했다고 지적만 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내야 한다"며 "시대정신, 방향과 지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야권에서는 쉽게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시장은 여당, 부산시장은 야당에 유리 = 엄 소장은 "야당이 걸핏하면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과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전선을 확대한다"며 "반등 기회를 잡기 위해 일부라도 흡수해야 하는 20~50대를 적으로 만든다"고 했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들어도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추석 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 논란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기회를 놓친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재보궐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유리하고 부산시장은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며 "보수가 근본적인 변화와 쇄신을 하지 못하고 호박에 줄 그어 수박이라고 주장하는 분칠로는 국민을 속일 수 없다. 이렇게 하면 2022년 대선도 역대급 패배를 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선거는 선택의 문제"라며 "국민의힘에 서울시장 맡겨도 되나, 정부를 맡겨도 되나 선택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이유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의 당선에 대한 엄 소장의 예측엔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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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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