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급등 ··· 증시는 하락

‘금융시장 위험선호 제한’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아직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멀었다며 시장의 긴축발작 우려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 연설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하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모교인 프린스턴대 주최로 열린 온라인 대화에서 현재의 초저금리 유지 의사를 다시 확인하며 금리 억제와 유동성 공급을 위한 연준의 자산매입도 당분간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자산매입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하는데 지금은 출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또 다른 교훈은 너무 빨리 출구를 모색하지 않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일부 연준 위원들의 테이퍼링 가능성 시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테이퍼링이 멀었다는 언급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95p(0.22%) 하락한 30,991.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30p(0.38%) 떨어진 3795.5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31p(0.12%) 내린 13,112.64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1.13%로 전일대비 5bp 오르며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21bp 급등한 수치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 0.51%까지 하락하기도 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제는 1.1%대를 웃도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에서는 10년물 미 국채금리의 빠른 상승을 근거로 연준이 예정보다 빨리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최소 4명의 연은 총재가 이르면 올해 안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런 전망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인터뷰에서 안도감을 얻기보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2조달러 규모 부양책 논의에 따른 추가 금리 상승 우려를 더 크게 반영했다”며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기대가 뒤섞여 위험선호 현상이 제한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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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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