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41% 득표 … 최근 국정지지도 39%

한때 70∼80%대 지지 … 기대 빠지니 원점으로

방역·외교 '호재' … 신현수 논란·원심력 '악재'

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대선을 1년 앞둔 여론은 정권재창출 또는 정권교체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을까.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보면 4년전 19대 대선 당시로 돌아간 흐름이 뚜렷하다. 집권 4년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돌고돌아 원점 복귀했다는 것이다. 출발선으로 돌아온만큼 향후 지지율 등락에 따라 재집권에 성공할지, 아니면 정권을 내놓을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일체감 강한 대선 투표층 = 한국갤럽 조사(16∼18일, 1000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넷째주 40%를 기록한 뒤 38∼40%에 갇혀있다. 민주당 지지율도 같은 기간동안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보다 약간 낮은 34∼38%에 머물러 있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집권초와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70∼80% 고공행진을 했다. 이후 조정국면을 겪다가 지난해 5월 첫째주에는 코로나19 방역 기대감을 안고 71%까지 다시 치솟았다. 집권 4년차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70%대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대통령 4년차 국정지지도는 대부분 20∼4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다시 조정 받기 시작했다. △부동산대란 △법무부-검찰 갈등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치면서 국정지지도가 40% 안팎으로 곤두박질 친 것. 취임 후 최저치(38%)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조정국면인 국정지지도도 나름의 저지선을 형성한 모습이다. 38%를 저점으로 더이상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 이같은 흐름은 문 대통령 국정지지층이 2017년 대선 투표층으로 복귀했다는 분석과 연결된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투표층이 여전히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문 대통령에 대해 '잘할 것 같다'는 기대를 품고 지지를 보냈던 여론은 빠져나가고, 대선 당시 지지층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투표층은) 정서적으로 일체감이 강한 계층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지층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대선 지지층으로 회귀한 현재 국정지지층이 일종의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

◆호재와 악재 뚜렷히 나뉘어 = 대선 득표율로 돌아간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1년 뒤 대선까지 어떤 방향성을 보일까. 예상되는 호재와 악재가 뚜렷히 나뉜다.

호재로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코로나19 피해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포스트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대미·대중 등 대외행보 활성화가 꼽힌다. 대선 투표층이라는 마지노선이 국정지지도를 버텨주는만큼 추가하락보다는 재상승 여력이 더 많다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반면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시나리오도 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논란은 레임덕의 상징적 징후로 꼽힌다. 권력내부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징조가 확인되면 대선 투표층조차 이탈할 수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로 인해 원심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지는 대선주자들이 문 대통령의 영향권에 머물러 있지만 '친문' 울타리가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곧바로 '탈문' 행보에 나설 수 있다. 유력 대선주자가 문 대통령을 등지면 대선 투표층에서도 이탈 기류가 나올 수밖에 없다.

["20대 대선까지 1년, 여론 어디로" 연재기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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