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커지는 반문 부담 … '정권 교체 46%' '정권 유지 40%'

야권, 인물난 심각 … 제1야당, 지지율 1% 넘는 후보도 없어

여권, 친문·비문 갈등이 변수 … 야권, 제3지대 구축 가능성

20대 대선은 내년 3월 9일 치러진다. 정권재창출이 간절한 여권은 문재인정부 임기말로 치달으면서 커지는 반문기류가 부담이다. 친문과 반문 간 갈등도 변수다. 정권교체에 목매는 야권은 반문을 이끌 마땅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한계다. 제1야당에 지지율 1%를 넘는 주자가 없다. 야권 재편 가능성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D-50 |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1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이 전광판 숫자를 D-50으로 바꾸고 있다. 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10년 주기설 재연? 파기? = 내년 대선은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 또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10년 주기설은 1987년 개헌 이후 보수와 진보가 10년 주기로 정권을 주고받는다는 설이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순으로 정권이 바뀐걸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다시한번 진보 대통령이 나올지, 아니면 보수야권이 10년 주기설을 깨고 정권을 탈환할지 판가름 나게 된다.

최근까지 20대 대선 여론조사는 여권 우위흐름이다. 한국갤럽 조사(2∼4일, 1002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27%, 이낙연 10%, 윤석열 9%, 안철수 5%, 홍준표 2%로 나타났다. 여권 주자가 선두권을 형성한 것이다.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많아 = 그렇다고 여권의 표정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문 대통령 임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반문기류가 커지고 있다. 한때 70∼80%대를 기록하던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0%를 밑돈다. 2017년 대선 당시 득표율(41%) 수준으로 돌아갔다. 부정평가는 50%를 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잘못한다"는 평가가 더 많은 것이다.

이같은 기류는 내년 대선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현 정권 유지 위해 여당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답이 40%에 그친 반문 '정권 교체 위해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답이 46%를 기록했다.

여권으로선 커지는 반문기류를 어떻게 누그러뜨릴 것인가가 과제로 남게 됐다. 코로나19의 성공적 극복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경제회복도 숙제다. 신현수 사태로 불거진 레임덕 가능성과 여권 차기주자들의 원심력 강화는 변수로 꼽힌다. 자칫 권력내부부터 무너질 수 있다. 친문과 비문 간 주도권 다툼도 주목된다. 친문이 '이재명 대세론'을 인정할지 불확실하다.

◆윤석열, 출마 여부도 불투명 = 커지는 반문기류가 반가운 야권이지만 그 반문기류를 담아낼 '그릇'이 없는게 야권의 현주소다. 여권후보에 맞설만한 경쟁력 있는 야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법무-검찰 갈등으로 인해 몸값이 급등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선 도전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오는 7월 임기만료 이후 "내가 언제 정치한다고 했냐"며 초야에 묻혀버리면 끝이다. 윤 총장이 대선에 나선다고해도 '정치근육'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미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했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부터 해결해야한다. 대선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은 '바닥권 지지율'을 1년 안에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새 얼굴'은 이미 물건너간 모습이다. 야권 인사는 24일 "보수에는 여론을 뒤흔들만한 '준비된 새 얼굴'이 없는데다, 선거를 1년 남기고 새 얼굴로 바람을 일으키기는 매우 어렵다"고 단언했다.

대선주자를 띄워야할 제1야당이 여전히 여론의 외면을 받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태 이후 5년째 민주당에 뒤진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다. 당이 대선주자를 붐업(boom up)할 힘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4.7 재보선 이후 야권 재편론이 설득력을 얻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을 대체할 제3의 수권세력을 만든 뒤 여기에 대선주자를 얹자는 주장이다. 윤석열·김동연 등을 앞세운 제3지대 구축론도 연결선상에서 나온다.

["20대 대선까지 1년, 여론 어디로" 연재기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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