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책 읽기가 재미있네, 함께 읽으니 더 재미있네, 같은 책을 읽고도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네, 책을 읽고 내가 이렇게 멋진 글을 쓸 수 있네, 라는 즐거움을 학생들에게 주고 싶습니다."

김애연 백운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생각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그 다음 독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교에서 읽으라고 하니까, 평가에 반영되니까 하는 독서 말고 행복한 삶을 위해 평생 책을 읽는 독자를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통해 책을 읽지 않던 학생이 책을 읽게 된 사례들은 김 교사를 힘이 나게 한다. 축구부였던 고2 학생은 책 '키싱 마이 라이프'를 읽고 '고맙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 한권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라는 글을 써서 김 교사에게 건넸다. "선생님, 또 재미있는 책 없나요?"라는 질문과 함께였다.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대신 굴삭기 자격증을 준비해서 학교 수업에 흥미가 없던 학생도 행복지수 1위 덴마크 사회를 분석한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끝까지 읽어냈다. 그리고 행복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며 행복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글을 썼다.

김 교사는 올해 어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그는 "지난해에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책을 읽고 서평쓰기를 진행했고 올해에는 시집과 함께 전염병 상황 등에서 인간성에 대해 질문하는 책을 읽으려 한다"며 "시집 읽기 수업을 꾸준히 해왔는데 상대적으로 창작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시쓰기 수업을 좀 더 공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재기사]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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