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중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

지난해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에 차질을 빚은 학교들이 많았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관악중학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인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방역수칙 때문에 읽을 책을 나눠주는 단계부터 제약이 있었지만 성과도 컸다. 학생들이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는 인터넷 기기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수업 참여와 상호작용을 이끌어냈다.

수상작으로 뽑힌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의 최나미 작가와 만남 행사가 열리는 현장. 도서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원격으로 진행된 행사에 전교생 대부분이 참여했다. 사진 관악중학교 제공


"코로나 때문에 함께 책을 읽고 모둠수업을 하는 것이 어려워져 고민이 많았죠. 늘 하던 수업이니 온라인으로 바꿔서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학생이 집에서 혼자 읽어야 하는 점을 고려해서 재미있고 쉽게 읽히는 책 6권을 골라 한 학급에 3~4명 정도가 같은 책을 읽도록 배정했습니다."

구본희 관악중 교사의 말이다. 책은 학교 예산으로 구입해서 전교생에게 워킹스루로 나눠줬고 온라인이지만 수업 목표는 대면수업과 똑같이 잡았다. 학생들이 자기 삶과 관련지어 깊게 책을 읽고 상호작용을 통해 같은 책을 읽어도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관악 청소년 문학상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읽은 책 중에서 최고의 책을 뽑아 작가에게 상을 수여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총 17차시에 걸쳐 읽을 책 고르기, 독서공책 만들기, 책 읽고 내용 정리, 읽기 점검, 책 소개 발표, 투표로 최고의 책 뽑기, 서평 쓰기, 작가 시상식 등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과정이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상황에 맞게 줌, 구글 문서, 구글 슬라이드, 잼보드, 패들렛, 카카오 오픈채팅 등의 플랫폼을 적절히 활용했다.

읽기 점검 단계에서는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처럼 화면이 구성되는 협업 툴 '잼보드'로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도왔다. 한 학년에서 같은 책을 읽은 학생 모두가 동시에 하나의 잼보드 안에 들어와서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써서 올리도록 했다.

구 교사는 "같은 책에 대한 각양각색의 감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을 것"이라며 "다른 반 친구들과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논의가 더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었기에 학급을 넘어서는 활동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대면수업이 열릴 때는 크롬북 와이파이 등 학교에 설치된 원격수업 도구들을 활용했다. 크롬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작은 클라우드 기반의 노트북이다. 부팅 속도가 빨라서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할 때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자신이 읽은 책이 왜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 돼야 하는지 발표할 때 쓸 슬라이드를 만들거나 친구의 발표를 보면서 칭찬이나 질문을 남길 때 크롬북이 유용하게 쓰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프로젝트 수업 노하우는 최근 '보니샘과 함께하는 블렌디드 수업과 평가'로 출간됐다.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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