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의회·자치구 충돌 예고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오 후보의 복귀는 10년만이다. 그는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민주당 주도 서울시의회와 충돌을 거듭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20%에 육박하는 커다란 표 차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오 시장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먼저 10년전보다 더 막강해진 서울시의회 존재다. 당시 78석이던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석은 현재 101석으로 늘었다. 예산·조직·사업 등 어느 하나도 의회 동의없인 추진이 어렵다.

구청과 협력도 변수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곳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시는 보조금·교부세 등으로 자치구 돈줄을 쥐고 있지만 서울시 사업의 손발은 자치구가 맡고 있다. 이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수백개에 달하는 시-구 협력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오세훈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유불리, 진영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당 주도 의회·자치구들과 충돌을 되풀이할 경우, 1년 2개월 임기가 싸움만 하다 끝날 수 있다.

오 시장이 열악한 정치 지형을 극복하고 시민 삶을 중심에 둔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서울시의 향후 1년은 개점 휴업 상태가 될 수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은 “오 시장이 10년만의 귀환, 보수의 서울탈환을 과시하기 위해 과거 뒤집기, 정치투쟁에 골몰하면 시민 삶의 후퇴는 물론 애써 얻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통째로 갉아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호 결재 안하고 시의회 먼저 만났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