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사퇴, '이재명 과반' 지원하나

추미애 10%대 선전 주목 … '양날의 칼'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지사의 과반확보와 이낙연 전 총리의 추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정세균 전 총리의 후보 사퇴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선전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지사가 과반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겠다는 전략에 정 전 총리의 사퇴와 추 전 장관의 득표 상승세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느 쪽이 더 강할지는 미지수다. 결선투표가 현재 표심대로 이재명-이낙연 2파전으로 붙을 경우엔 추 전 장관의 표가 상당부분 이 지사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추 전 장관의 선전이 최종결과엔 이 지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 전 총리의 사퇴로 홀로 남아 고군분투하는 호남출신 이 전 대표에게 호남 민심이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세균 지지표 어디로 = 13일 정 전 총리의 사퇴로 정 전 총리 지지표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 전 총리측에서는 '어느 후보도 지지선언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있다. 정 전 총리 지지자들이 일정한 방향 없이 또다른 지지자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다.

호남(전북) 지역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표심들이 상대적으로 호남인사인 이 전 대표에게 많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정 전 총리 지지자 중 일부라도 이 지사 쪽을 선택할 수 있어 격차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 지사의 '과반득표'를 지원하는 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캠프 모 인사는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5%라고 가정하면 이 중 4%가 이 전 대표에게 가고 이 지사에 1%만이라도 가게 되면 이건 이 지사에게 유리한 구도가 되는 것"이라며 "이낙연캠프는 이 지사의 과반을 막아내 결선에 가는 게 1차 목표인데 정 전 총리의 사퇴는 이 지사의 과반을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차 관문인 '호남'에서 이 지사의 성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캠프 핵심관계자는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이 전 대표를 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북, 광주는 과반을 넘길 수도 있지만 전남은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의 사퇴로 지지층이 다소 넘어올 경우엔 '호남 과반'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돌풍 = 추 전 장관이 두 자릿수 득표율로 올라서면서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호남의 적극지지층들이 최근 '고발사주' 사건과 맞물려 검찰개혁을 지지하며 추 전 대표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추 전 장관과 이 지사 지지층이 다소 겹친다고 보면 추 전 장관의 선전이 이 지사의 득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캠프 관계자는 "PK 강원에서 이 지사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낮았는데 이는 추 전 장관의 선전 탓으로 이 지사에서 빠져나온 표가 이 전 대표에게로 가지 않고 추 전 장관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의 선전이 강해질수록 이 지사의 과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의 전략은 = 이 전 대표는 호남에서 사실상 승부를 걸어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이날부터 선거캠프가 '호남 전면전'에 나설 계획이다. 정 전 총리가 충청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과 같은 시도다.

최소한 이 지사의 과반을 무너뜨리고 10% 내외까지 따라붙으며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도덕성을 집중 공략하면서 '본선 경쟁력' 문제를 지목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과반 무너뜨리기'에 성공하더라도 결선에서는 추 전 대표의 상당수가 이 지사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 전 대표가 목표를 막연하게 '결선가기'로 잡기보다는 1차에서 승부를 본다는 '배수진'을 치고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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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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