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3회 연속 무소속 당선 … 민주, 김재무·문양오·이용재 경선

전남은 더불어민주당 초강세지역이다.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 색깔이 강하다. 하지만 역대 광양시장선거는 달랐다. 민선 5~7기 모두 민주당 후보가 낙선될 정도로 무소속이 강했다. 이번 선거 역시 '인물과 정당 대결'로 압축된다. 더군다나 재선인 정현복 시장이 불출마하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현역 시장 불출마 = 민주당 경선은 김재무 전남도체육회 회장과 문양오 광양시의회 부의장, 이용재 전 전남도의회 의장의 3파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김 회장과 이 전 의장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민주당 광양시장 후보 공천을 두 번이나 받았던 김 회장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강점이다.

그는 광양시가 저출산과 대기오염, 포스코지주회사 포항이전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녹색성장 도시 △탄소중립 선도도시 △관광객 1000만명 도시 건설 등을 정책으로 제시했다. 문 부의장은 '광양을 통째로 바꾸겠다'며 광양만권 메가시티 건설을 공약했다. 또 △KTX 광양역 유치 △전 시민 코로나 극복위로금 100만원 지급 △원스톱 재활병원건립 △치매유전자검사 무료지원 등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3선 도의원인 이 전 의장은 풍부한 정치경력이 강점이다. 특히 출마에 대비해 4년 동안 공약을 가다듬었다. 그가 제시한 공약은 △미래 100년을 책임질 신성장동력 확보 유치 △품격을 갖춘 교육과 문화·예술 도시 조성 등이다.

민주당 경선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지난 19일 예비후보가 결정되어서다. 경선 최대 쟁점은 '김 회장의 약속 번복'이다. 그는 3년 전 전남도체육회장 선거 때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가 번복했다. 이로 인해 상대 예비후보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 맞서는 무소속 후보에는 문선용 전 광양시 시장관리팀장과 정인화 전 국회의원, 서장원 전 광양보건대 총장 등이 출마했다. 문 전 팀장은 태인동 자연마을 주민 이주와 고압선 지중화, 옥룡사 재건 등을 핵심공약으로 발표했다. 광양부시장과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전 국회의원은 지방 소멸과 저출산, 농촌 살리기 등을 제시했다.

서 전 총장은 지방대 살리기 차원에서 광양보건대 재개교를 약속했다. 지역 정가에선 인물경쟁력에서 앞서는 정 전 국회의원을 유력후보로 점치고 있다. 또 무소속 후보단일화 얘기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돌풍 또 불까 = 광양이 무소속 강세인 이유는 외지 인구가 많아서다. 1980년 후반 포스코 광양제철과 연관기업이 대거 들어서면서 외지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외지 인구는 주로 금호동과 중마동 등 도심지역에 살고 있다.

전체 유권자(20대 대선 기준) 12만2242명 중 6만8695명이 도심지역에, 나머지 5만3547명이 광양읍 등 농촌에 산다.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은 여전히 민주당 바람이 강한 반면, 도심지역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현상은 20대 대선 때도 뚜렷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남 평균 득표율이 11.44%다. 반면 광양에선 이보다 높은 15.7%를 얻었다. 특히 외지인구가 많은 금호동에선 28%를 득표했다.

농촌과 도시의 소지역주의도 강하다. 특히 광양읍 출신에 대해 소속 정당을 떠나 결집양상을 보여 왔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번번이 발생했다. 게다가 정 전 국회의원 인물 경쟁력이 민주당 예비후보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전 국회의원 측은 이런 장점 때문에 무소속 결집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자존심을 걸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공천 잡음만 없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후보 선출에 크고 작은 잡음이 많았다"면서 "좋은 후보만 뽑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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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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