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세용 현 시장 재선 도전

국민의힘, 김장호·이양호 공천경쟁

탄핵 후폭풍 속에 치러진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의 텃밭이자 핵심 지지기반인 경북에서도 이변이 생겼다. 바로 구미시장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경북 23개 시장·군수 선거에서 무려 6곳을 내줬다. 그러나 봉화·울진·안동·영천·김천 5곳은 비슷한 성향의 무소속 후보였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수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줬다. 보수 후보 난립으로 지지표가 분산된 측면도 있지만 민주당 소속 정치신인에게 진 것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뼈아픈 일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가오는 6.1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시장직을 사수하느냐, 아니면 국민의힘이 탈환해 자존심을 회복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관심이 높은 만큼 출마 후보도 많다. 21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김봉재 전 민주당 구미시갑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위원장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구미시장에 출마해 1만7337표(9.44%)를 얻은 바 있다. 장 시장도 21일 재선 출마을 공식 선언했다. 장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간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앞으로 4년은 미래 10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로 시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6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김장호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 실장, 이태식 현 경북도당 부위원장, 김영택 전 경북도 정무실장, 원종욱 현 금오공과대학교 대학원 총동창회장, 김석호 현 국민의힘 민족화해분과위원장 등이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우선 이양호 후보의 재도전이 관심을 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설욕전이다. 4년 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구미시장에 출마했지만 장 시장에게 패하면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이 후보와 공천경쟁을 벌이는 후보는 5명이다. 이 가운데 김장호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의 도전이 눈에 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 출신 정치신인이다. 다른 경쟁 후보들보다 10년 정도 젊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는 장세용·이양호 후보와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4%P)에서 김장호 후보는 18.8%를, 이양호 후보는 18.2%를, 장세용 후보는 13.2%를 각각 기록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한자리수에 머물렀다. 지지정당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8%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20.7%에 머물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국민의힘 경선에서 이양호·김장호 두 후보 중 한명이 최종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고, 본선에서는 장세용 현 시장과 1대 1 경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장 시장에게 현역 프리미엄이 있겠지만,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정당지지도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구미도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의 인구는 3월말 기준 41만412명이며 2021년 총 예산은 1조3089억원이다. 재정자립도는 2017년 43.7%에서 2021년에는 29.1%로 떨어졌다. 2020년 채무잔액은 2097억8300만원이었다.

["6.1 지방선거 격전지" 연재기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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