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군수 3선 연임 불출마

민주·국힘·무소속 경합

부산 기장군은 10년 넘게 무소속 후보가 군수에 당선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곳의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았다. 이 곳은 고리원전이 위치해 원전안전에 민감하다. 또한 부산 유일 도농복합지역인 군 단위 기초단체라는 특성상 낙후된 지역발전이 가장 민감한 이슈다.

9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기장군수 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나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승리를 장담한다. 현 오규석 기장군수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나오지 못한다. 양당 모두 경선과정에 터져나온 불협화음을 해결해 원팀을 만드는 쪽이 유리하다. 무소속 후보들이 앞다퉈 출마한 것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 정관읍 표심에 기대 = 민주당에서는 우성빈 전 군의원이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꾸준히 득표율이 상승하고 있어 해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 보궐선거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에 뒤졌다. 하지만 민주당 강세지역인 정관읍을 중심으로 바람몰이에 나서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한다.

정관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정관읍은 기장군 5개 읍면 지역 중 가장 인구가 많다. 이번 대선에서 정관읍만큼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거의 엇비슷한 표를 얻었다. 5만4000명이 투표했는데 두 후보간 격차는 80표에 불과했다. 정관읍이 지역구인 우 후보가 민주당내 치열한 경선에서 이긴 이유이기도 하다.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은 골칫거리다. 경선에 함께 참여한 추연길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과 김민정 전 시의원 등이 불공정 경선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우 의원은 주요 공약으로 △도시철도 노포~정관선 조기 착공 △도시철도 기장선 조기 유치 △의료폐기물 소각장 조속 이전 △원자력 의과학 산업단지 조속 완공 △원전 안전성 확보 등을 약속했다. 우 후보는 "기장군은 지역발전에 가장 관심이 많아 정관읍을 중심으로 그동안 무능했던 국민의힘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며 "승리를 위한 원팀 구성에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국힘, 무소속 변수에 촉각 = 국민의힘에선 정종복 전 기장군의회 의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의 국민의힘 선전을 발판삼아 승리를 자신한다.

정 후보는 우선 지난 12년간의 오규석 기장군수의 군정을 실패로 규정하고 차별화에 나섰다.

정 후보는 기장군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좌천역에서 정관신도시를 지나 월평역까지 지나는 도시철도 정관선의 임기 내 유치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기초단체 최초로 기장군 일자리재단 설립도 약속했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공공캠핑장 건설도 주요공약이다. 정 후보는 "오랜 숙원사업인 도시철도 유치는 군수 혼자 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적극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생긴 후보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점은 불안요소다. 정 후보측은 "경선에서 뜻이 안 맞아 따로 활동하지만 결국은 보수층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쌍우 전 시의원은 단식투쟁에 이어 법적투쟁까지 검토 중이고, 김정우 전 기장군의회 의장과 심헌우 기장군인재육성발전회장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로 변수가 생긴 셈이다.

10년 이상 무소속 강세지역이라는 점도 경선탈락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의장은 △사통팔달 15분 교통망 구축과 반려동물친화도시 △수상택시 등을 이용한 해양관광산업 거점도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심 후보는 △50만 기장 발전 비전 △탄소중립에너지클러스터 장안읍 유치 △부울경 최대 가족리조트형 오토캠핑장 조성 등이 주요공약이다. 신대겸 무소속 후보는 고리원전 2호기 영구폐쇄를 1호 공약으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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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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