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중원 민주, 분당은 국힘 우세

민주 배국환 후보 "34년 공직경험"

국힘 신상진 후보 "4선 국회의원"

경기 성남시는 2010년 이후로 12년 간 더불어민주당이 시정을 이끌어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8년간 연임했고 4년 전 은수미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보수·진보정당이 번갈아가며 시장을 당선시켰다. 오성수(무소속)·김병량(새정치국민회의) 전 시장에 이어 이대엽(한나라당) 전 시장이 8년간 재임했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면 보수·진보진영이 균형을 이루던 때로 돌아간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고문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과 75표 차이로 신승했다. 특히 이번 대선결과는 구도심 지역인 중원·수정구과 분당·판교신도시가 있는 분당구의 표심이 크게 갈렸다. 중원·수정구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지만 2개 구보다 선거인수가 1만명 가량 더 많은 분당구(40만4000여명)에서 국민의힘이 약 4만표를 앞섰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는 신-구도심의 갈라진 표심을 누가 아우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국환 "따뜻한 경제전문가" = 민주당은 배국환(65) 전 기재부 차관을 전략공천했다. 배 후보는 지난 2일 출마기자회견을 통해 "34년 공직생활과 기업 CEO로 일한 경제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18년 동안 살아온 성남시를 위해 바치고 싶다"며 "공직생활의 오랜 지기인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와 함께 시 승격 50년을 맞은 성남의 미래 50년을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기획재정부 2차관, 감사원 감사위원, 인천시 경제·정무 부시장 등을 지냈고 삼표그룹 부회장도 역임했다. 배 후보측은 "이번 선거는 '정치꾼 대 경제전문가'의 대결"이라며 "정치인에 피로한 성남시민에게 유연한 관료 출신의 전문가임을 어필한다면 중도층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후보는 "전임 이재명·은수미 시장 시절 성과들을 뛰어넘고 주거, 교통, 산업, 복지 등 성남의 전 분야를 통합적으로 발전시켜 첨단 미래도시 성남으로 재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도심 재건축·재개발 등 성남 발전을 가로막는 서울공항(140만평) 이전 및 미래형 도시 조성,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과 조속한 철도 연결을 통한 교통문제 근본적 해결, 초·중·고생 IT기업 현장교육 실시 등을 공약했다.

◆신상진 "부정부패 척결" = 국민의힘은 신상진(65) 전 국회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대선 때처럼 분당구에서 압승하고 중원구에서 4선을 한 신 후보가 원도심에서 선전한다면 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 후보는 민주당의 이재명 전 시장과 은수미 현 시장을 겨냥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이재명 전 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백현동·고등동 3대 특혜의혹 감사를 위해 성남시 외부개방형 감사관에 특수통 검사 출신을 임명하겠다"고 공약했다.

신 후보는 의사 출신이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경륜을 강조한다. 신 후보는 "서민 친화적인 대중 정치인, 의료복지·과학 등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로 성남을 바꾸는 준비된 시장으로 적격"이라며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앞세워 감동 받는 성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치 높이는 바른 재개발 재건축 실현 △실리콘밸리와 경쟁하는 4차 산업특별시 △판교SRT, 위례신사선 조기착공 등으로 메가시티 메가트래픽 시스템 구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장지화 "특권 없는 민선 8기" = 진보단일후보로 선정된 진보당 장지화(52) 예비후보는 시정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장 후보는 "부패하고 무능한 민선 7기 시정을 해체하고 특권 없는 혁신 시정 8기를 만들겠다"며 시정 개혁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10대 공약에는 △시정개혁위원회 설치와 청년·시민·노동 부시장제 도입, 시장실 전면 개방, 시의원 개인 사무실·고위공직자 사무실 폐지 △성남시의 모든 행정 정보 공개 △모든 공공기관 공무원 차량 2부제 실시 △시유지·공유지 사회주택 건립과 공원 조성 특화 등이 포함됐다.

장 후보는 "민선 7기 하나의 성남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2022년에는 '성남 시민'인 것이 명예가 될 것이라는 선언도 모두 공수표였다"며 "시민이 시정의 모든 권한을 공유하고 참여해 시정을 펼치는 시민이 권력인 성남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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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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