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가동 놓고 표심 엇갈려

'반신정훈 연대' 변수로 거론돼

전남 나주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잡음으로 후보가 난립했다. 몇몇 후보들은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무소속을 선택했다. 11일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6명. 이중 4명은 무소속이고, 국민의힘 후보도 출마했다.


◆경선 잡음 후보 난립 = 11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지역 특성상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 잡음이 심각하고,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현직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접전지역으로 분류된다.

지역정가에선 윤병태 민주당 후보와 현직 시장인 무소속 강인규 후보의 양자대결을 점친다.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윤 후보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을 거쳤다. 또 최근까지 전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정치이력이 다소 짧은 게 흠이지만 인물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반감정서가 엷어 갈라진 민심을 한데 묶을 적임자로 거론된다. 윤 후보는 한전과 한전 계열사, 한전공대 등이 있는 혁신도시 특성을 고려해 인구 20만 글로벌 강소도시 조성,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 7대 핵심 발전전략을 공약했다.

재선인 강 후보는 지난해까지 3선이 유력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아들과 최측근이 7대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9~10월 주민과 당원 등에게 1억4100만원 상당의 홍삼 선물을 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강 후보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런 흠결 때문에 민주당 공천심사에 배제됐다. 강 후보는 신정훈 의원이 특정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해 탈락했다며 '반민주당 무소속 연대'를 출범시켰다.

시의원 출신인 지차남 국민의힘 후보는 나주시 환경미화원 채용비리와 나주교통 보조금 문제 등 고질적 비리를 파헤쳐 이름을 알렸다. 무소속 김병주 후보는 순천부시장을 지냈고, 한전공대 유치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무소속으로 김도연 전 나주소방서장과 양승진 전 나주시 공무원 등이 출마했다.

◆혁신도시 표심 어디로 = 핵심 변수는 혁신도시가 있는 빛가람동 민심이다. 이곳에는 나주시 인구 1/3인 3만9213명(4월 기준)이 살고 있다. 수도권 등 외지인 비중이 높아 민주당 색채가 약하다. 특히 이곳에 들어선 SRF(고형연료)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오염을 우려해 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나주시도 가동 불허 입장이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측이 가동을 결정하면서 주민들이 집단 반발했다. 민주당 윤 후보는 '가동과 중단 모두 명분이 없다'는 어정쩡한 입장인 반면, 무소속 강 후보는 시장 시절 가동 중단에 앞장섰다.

이런 선명성 차이 때문에 빛가람동 민심이 강 후보에게 쏠려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소속 연대도 변수다. 무소속 후보는 '반신정훈 정서'를 매개로 무소속연대를 출범했다. 재선인 신 의원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나주시장을 두번이나 했다. 3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지지층도 많지만 반대층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오는 2024년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대비해 나주시장 경선 때 특정후보를 지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반신정훈 정서가 결집할 경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

윤 후보는 "나주시에 부패한 사건이 많아 시민들이 깨끗한 시장을 원하고 있다"면서 "윤석열정부 폭주를 막기 위해 민주당이 압승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 후보는 최근 무소속 출마선언을 통해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가짜 민주세력을 심판하고 당선자를 선택할 권리는 오직 시민에게 있음을 보여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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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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