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단일화 실패
노동자 도시 표심 관심
울산 북구는 지역 유일한 3자 대결이다. 나머지 울산 기초단체장 선거는 모두 국민의힘에 맞선 민주당 혹은 진보당의 양자대결이다.
31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울산 북구에서는 이동권(민주당)·박천동(국민의힘)·김진영(정의당) 세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UBC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유권자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는 34.5%, 박 후보는 41.9%였다. 김 후보가 9.9%를 차지해 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진보단일화는 실패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야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김 후보 캠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했다.
이 후보는 "이 타임을 놓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했지만 김 후보 측은 "후보단일화 여론형성은 선거 때만 나타나는 정략적 계산이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노동자 도시로 불리는 울산 동구는 국민의힘과 진보당 양자 대결이 성사됐다. 동구는 정천석(민주당)·천기옥(국민의힘)·김종훈(진보당) 3자 대결이 진행되다가 현역 구청장인 정 후보가 지지율 열세와 공직선거법 재판 결과 등이 중첩되며 중도 사퇴했다.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북구는 최근 대선에서도 노동자 표심이 확인된다. 울산에서 윤석열 후보가 54%로 이재명 후보 40%에 크게 앞선 가운데 북구는 유일하게 윤 후보보다 이 후보에게 표를 더 많이 몰아준 곳이다.
울산 북구는 노동자의 도시임에도 그동안 진보 단일화 실패는 필패라는 공식 속에 갇혀있다. 진보단일화가 돼야 승리를 바라볼 수 있지만 분열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후보 어부지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울산 북구가 동구와 달리 단일화 논의가 가로막힌 데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앙금이 작용한다. 김 후보는 지지율은 밀리지만 오랜 기간 닦아 놓은 터전을 민주당이 가로챘다며 점령군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후보가 재선을 노리는데다 지지율 면에서 앞서는 점도 동구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 후보는 도시정원화와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국립종합대 유치와 북울산역 고속열차 정차 추진을, 김 후보는 공공산후조리원 무상운영과 북구마을버스 공영제 실시 등을 약속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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