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소규모펀드 잇따라 터져

금융시장 불안, 당국 위험성 경고

지난해 소규모 사모펀드들이 잇따라 환매를 중단한 가운데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또 다시 대규모 손실 위험에 직면했다.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잔액이 지난해 말 7조원에 육박했고 금융당국도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환매중단 펀드는 잔액 기준 7조2000억원이며 이중 사모펀드 6조9000억원, 공모펀드는 3000억원이다. 2020년말 6조8000억원에서 4000억원이 더 증가했는데 전부 사모펀드에서 발생했다.

상승 출발 후 다시 하락 코스피가 전날보다 8.18p(0.34%) 오른 2417.11로 시작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1원 내린 1291.5원, 코스닥은 4.91p(0.63%) 오른 783.21로 개장했다. 연합뉴스


금감원은 "소규모 펀드의 환매중단이 계속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1000억원대 이상의 대형 사모펀드가 아닌 수십억원 가량의 소규모펀드 70개 이상이 지난해 환매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시작으로 라임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이어졌고, 2020년 옵티머스·젠투파트너스·알펜루트·팝펀딩·디스커버리 펀드 등의 사고가 잇따라 터진 이후에도 사모펀드 환매중단은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추가 환매연기 가능성, 공모규제 회피 리스크, 사모펀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대규모 환매에 따른 개방형 펀드 유동성 리스크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금리와 물가상승 등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개방형 펀드의 경우 투자자의 대규모 환매요청이 발생하면 환매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즉각적인 환매가 어려운 사모사채,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 등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거나 과도하게 차입을 일으킨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이다.

금감원에 접수된 사모펀드 관련 민원은 지난달 기준 1500건에 달한다.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헬스케어·헤리티지 등 규모가 1000억원대 이상의 소위 '5대 사모펀드' 관련 민원을 제외하고도 586건의 민원이 제기된 상태다.

금감원은 2020년부터 5대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을 진행해 왔다. 라임 무역금융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서는 펀드 판매사가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을 전액반환하라며 계약취소를 권고했다. 다른 펀드에 대해서는 판매사가 투자자별로 최대 80%까지 배상하도록 조정권고를 결정했다.

하지만 투자손실 배상권고를 받은 투자자들은 계약취소를 요구하는 등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라임 펀드 일부 투자자들은 금감원의 배상 권고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4월 투자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환매가 중단된 소규모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펀드 판매사들을 상대로 사적화해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여서 투자자들이 배상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모펀드 사태 3년 여진 계속" 연재기사]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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