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원장 인선 논란 확산

친윤 당권? 공천 우려 커져

22대 총선이 아직 1년 넘게 남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벌써부터 '공천 학살' 공포가 엿보인다. 친윤(친윤석열)이 아니면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지난 연말 조직위원장 인선에서 친윤이 약진한데 이어 3월 전당대회에서 '친윤 대표'가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공천 학살' 공포는 더욱 실감되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조직위원장 인선을 겨냥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 허은아 의원도 다 됐다고 교체된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또 하나는 검사들이 너무 많다. 검사 당을 만들겠다는 아니고, 검사 중 한 분은 사면복권된 다음 날 청주서원에 당협위원장이 됐다. 국민이 납득하겠냐"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을 조직위원장 인선에서 친이준석 성향 허은아 의원이 친윤 김경진 전 의원에게 밀린 걸 지적한 것이다. 신년 특사를 통해 복권된 김진모 전 이명박정부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충북 청주서원 조직위원장을 받았다.

유 전 의원 지적처럼 조직위원장 인선의 여진은 새해에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친윤을 노골적으로 앉히고 비윤을 대놓고 배척했기 때문. 일부 지역은 친윤에게 주려고 공석으로 뒀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은 이번에 조직위원장을 인선하지 않았다. 강 수석은 18대 총선서 당선됐지만 20대와 21대에서는 연이어 낙선했다. 비례현역인 최승재 의원이 마포갑 조직위원장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지만 배제됐다.

국민의힘 비윤 관계자는 2일 "조직위원장 인선 결과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도 친윤 공천을 노골적으로 하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상대적으로 비윤은 공천에서 '묻지마 배제'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친윤이 3월 전당대회에서 '친윤 대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은 '공천 학살' 공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대 직전에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면서 '친윤 대표'를 만들려는 건 오로지 '친윤 공천'을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것. '친윤 대표'가 당선되면 친윤이 공천권을 독점하면서 친윤에게 '묻지마 공천'을 주고 비윤에게는 '묻지마 낙천'을 감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유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다 공천권 장악하려고 무리하게 했었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봐라. 윤 대통령도 대통령으로서 정치를 잘하고 개혁을 잘하고 경제·안보위기를 극복하고 그걸로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그러면 본인이 공천 안 해도 국민들이 지지하면 당은 따라가게 돼 있다. 국민들이 지지 안 하면 당이 절대 안 따라간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친윤에 의한 '공천 학살'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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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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