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분위기 쇄신 효과 … 2월 마무리 기대

대통령실 "개각도 순연일 뿐, 긴장하라는 뜻"

윤석열 대통령은 개각 대신 각 부처의 대대적 직제개편을 통해 신년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각 부처 직제개편을 연초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개각에 준하는 전반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장관들이 지난해 수 개월간 호흡을 맞춘 만큼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을 거라는 판단"이라며 "이제는 국정과제 수행 속도가 관심"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직제개편 완료 시한을 오는 2월까지 보고 있지만 각 부처들이 내놓는 안이 다양할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늘 업무보고를 받기 전에 부처 조직도를 점검하고 있다"며 "특히 자신이 강조한 '전 부처의 산업화'를 수행하기 적합하게 조직이 정비돼 있는지 늘 대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과거 정부에서 만들어진 직제가 우리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미진하다면 새해에는 연초부터 각 부처가 신속한 직제개편을 통해 당면한 현안과 국정과제 수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께서 잘 살펴주길 당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제개편에 힘을 싣는 것은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내각이나 참모들이 현재 일을 해 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2일 신년 인터뷰)는 확신이 강하다. "국면전환이나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하는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정부출범 초 했어야 할 부처 단위의 조직개편은 여전히 거대 야당의 벽에 막혀 있는 상태다. 부처 내부 쇄신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는 것.

직제개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난해에도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지역발전정책관을 균형발전지원관으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을 식량정책실로, 소재부품장비협력관을 산업공급망정책관으로, 국토부의 자동차정책관을 모빌리티자동차국으로 개편하는 등의 직제개정을 실시했다.

대통령실은 개각 역시 늦춰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고위 관계자는 "개각도 순연됐을 뿐이니 긴장하라는 뜻"이라며 "장관들도 개각이 없다는 말이 갖고 있는 무거운 함의를 파악해서 부처 내에서 더 잘 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는 뜻으로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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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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