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한양대 교수 정치외교학,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와 아프리카 지역의 국제교류는 전체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 모잠비크 이집트 등 13개 국가에 불과하고 그나마 남아공이 26.9%, 이집트가 11.5%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국가 편중도가 높다. 한국과 아프리카 간 지자체 관광교류는 코로나19 이후 제주도-탄자니아, 서울시-모로코의 두건에 그쳤다.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생태계를 보유한 대륙이다. 전체 면적의 약 17%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생태계의 보고다. 아프리카의 원시적이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희귀 동식물은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자원이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볼거리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관광산업은 아프리카 경제의 핵심 분야였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 일자리의 5%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관광과 연계되어 있다. 2019년 기준 관광산업은 아프리카 전체 GDP의 약 8%로, 1690억달러 규모의 이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관광산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던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미증유의 재앙으로 다가왔다. 국가 경제뿐아니라 관광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많은 주민과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었다. 관광업 관련 회사들도 산업기반이 흔들리면서 갑작스레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독일 글로벌 리서치 플랫폼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아프리카 관광산업은 약 87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의 관광산업은 엔데믹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1년 1900만명에 불과하던 아프리카의 전체 입국자가 2022년 약 171%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관광객 증가는 여러가지로 확인된다. 한 예로 케냐의 경우 2021년 87만명이었던 관광객이 2022년 148만명으로 70% 이상 늘었다. 관광으로 인한 수입도 83% 정도 증가했다.

아프리카 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중 하나는 교통이다. 현재 아프리카 34개국이 단일 '아프리칸항공시장'(SAATM)에 가입했다. 이는 아프리카 항공 시장의 80%를 상회한다. 아프리카 민간항공 자유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아프리카연합 '어젠다 2063'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아프리카 곳곳을 연결하고 사회 경제 정치적 통합을 촉진하며 아프리카 내 무역과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 재건을 위한 모색도 활발하다. 2022년 10월 24~26일 보츠와나 수도 가보르네(Gaborone)에서 '아프리카 관광리더십포럼'(ATLF)이 열렸다. 아프리카 43개국에서 파견된 45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포럼에서는 대륙을 잇는 연결망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대외 접근성과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공감대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관광산업이 지역 내 수요 부족과 취약한 공급망 등으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프리카연합(AU) 국가들을 잇는 1431개 노선 중 주간 직항노선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다시 관광산업 '부활'을 준비하며 지역 간의 연결성 미흡을 비롯해 복잡한 비자정책, 부족한 숙박시설, 여러 규제 등을 풀어나가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65% 정도 수준으로 회복했다.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

남아공은 관광산업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관광부문 회복계획'(TSRP)을 시작했다. 탄자니아는 수도인 다르에스살람과 중국 광저우 간 직항 항공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케냐는 모든 보호구역의 입장료를 인하했다. 주목할 점은 스타트업 기업의 활동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레블스타트(Travelstart)는 항공편 및 숙박, 호텔 등을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와일더네스 사파리스(Wilderness Safaris)는 아프리카 7개국에서 생태관광과 환경보존을 결합한 사파리 관광을 제공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DR콩고의 화산 트레킹, 우간다의 나일강 래프팅, 나미비아의 사막 보딩, 말라위 철인경기,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트레킹, 알제리와 모로코의 사하라사막 낙타 트레킹 등과 같이 자연과 모험을 결합한 어드벤처 투어로 확장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광산업 부흥에 대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한국의 대 아프리카 진출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프리카인들에게 미친 가장 큰 교훈은 국가주도 관광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보다는 지역 차원에서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세계 관광시장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광문화 교류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에 활성화된 지역단위 축제들을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다. 북아프리카와 동부아프리카의 리조트 인프라사업과 세이셸과 카보베르데, 모리셔스 등 GDP의 25% 이상을 관광에 의존하는 도서 국가의 경우, 한국의 섬 지역이 겪었던 발전 경험을 전수하고, 관련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와 아프리카 지역의 교류는 전체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남아공 모로코 모잠비크 이집트 등 13개 국가에 불과하고 그나마 남아공이 26.9%, 이집트가 11.5%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국가 편중도가 높다. 한국과 아프리카 간 지자체 관광교류는 코로나19 이후 제주도-탄자니아, 서울-모로코 두건에 그쳤다.

아프리카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 중산층 확대, 풍부한 천연자원,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를 선점하기 위해 세계의 여러 국가와 지방정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관광산업을 비롯해 보다 적극적으로 아프리카와 교류를 추진하면서 다가올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