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김한길 총리·장제원 비서실장 추천

대통령실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갖고 국정운영 전반과 인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4시간 이상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대구시와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홍 시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하며 4.10 총선 이후 국정 운영 기조와 방향, 특히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등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 투표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6일 오전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대구 중구 삼덕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국무총리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는 정치적 야망이 없어야 하며 비서실장은 국회와 소통이 돼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이들 발언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이 4·10 총선 패배 이후 국정 쇄신과 이를 위한 참모진과 내각의 인적 쇄신, 대통령실 조직 개편 등을 고심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회동이라 두 사람 사이 오간 대화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가끔 홍 시장을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주로 ‘지지도 등에 연연하지 말고 원칙대로 국정을 운영하시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비판에 대해 적극 옹호해 왔다. 특히 총선 이후 ‘한동훈 책임론’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홍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야 우리 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 주었지만 도대체 (문재인 정부 시절)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와 관련해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막중한 총선을 치른 것”이라며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거다”라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총선 패하면 당연히 그 여당 지도부 탓이지, 그걸 회피하려고 대통령 탓을 한다면 대통령만 질책의 대상이 되고 여당 지도부는 책임회피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 게 앞으로 정국을 헤쳐 나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총선 패배 책임은 윤 대통령이 아닌 여당 지도부, 즉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선거는 당이 주도하여 치른다. 대통령은 선거 중립의무가 있어서 선거를 도울 수가 없다”며 “그런데 선거가 참패하고 난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도 했다.

홍 시장은 17일에는 국민의힘이 오는 6월 전당대회를 열기로 가닥을 잡은 것과 관련, “당 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를 풀어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선거도 끝났으니 송영길 대표도 풀어주고 돈 봉투 사건도 불구속 수사함이 앞으로 정국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웬만하면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여야 관계도 달라지고 세상도 좀 달라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걸·최세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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