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발생시 3분안에 가동 … 재생E 증가로 설비 과부하 우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복장리.

호명산 정상에 위치한 청평양수발전소 상부댐 전경. 사진 청평양수발전소 제공

22일 북한강 수계의 청평호를 등에 두고 호명산 자락을 오르자 중간에 터널 입구가 나왔다. 차를 타고 진입 콘크리트터널로 들어가 1.3km를 달리니 발전소가 보인다. 터널 입구로부터 지하 100m 구간을 내려온 지점이다.

발전설비는 기동전동기-발전기-펌프 수차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높이 24m·폭(지름) 10m에 이른다. 200메가와트(MW) 2기, 총 400MW 규모의 발전설비를 보유했다.

터널을 빠져나와 차를 타고 호명산 정상으로 15분정도 올라가면 큰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상부댐은 높이 62m, 길이 290m, 폭 10m 규모로 거대했다. 총 저수용량은 약 270만톤으로, 수위는 해발 510~535m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운영하는 청평양수발전소 모습이다.

양수발전은 높이 차이가 나는 두 개의 상·하부 저수지를 갖고 있다.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시간이나 휴일에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로 끌어올려(양수) 저장해두고, 전력수요가 필요한 첨두부하 시점에 전력을 생산(발전)하는 방식이다.

청평양수발전소는 청평호를 하부저수지로 이용하고, 해발고도 535m의 호명산 정상에 상부저수지를 축조했다. 발전방식은 상부저수지에 있는 270만톤의 물을 필요시 낙차 발전함으로써 하루 6시간 30분 동안 240만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박종석 청평양수발전소 기술부장은 “양수발전은 풍력이나 태양광 같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해 필요할 때 약 3분안에 가동할 수 있다”며 “최근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품질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최근에는 전력이 여유있는 점심시간을 전후해 양수함으로써 전력을 소비하고, 전력수요가 많은 해질녘 발전함으로써 수급안정을 꾀한다.

박 부장은 “양수발전은 살아있는 대용량 친환경에너지 저장시설(ESS)”이라며 “한번 구축하면 수명이 길게 유지되며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모두 구축할 수 있고, 전력계통 사고시 효율적인 대처로 계통신뢰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률은 주변지역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연평균 10% 정도를 유지하지만 효율은 85%에 이른다. 광역정전 등 위기 시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에도 몇 가지 애로요인은 있다.

정병수 청평양수발전소 소장은 “전력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향후 에너지 저장장치 증대가 요구됨에도 양수발전의 편익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왔다”며 “신규건설과 안전점검을 위해 수익구조 회복과 정비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낮 시간대 양수 운전이 일반화되는 등 기동 정지(발전소 On-Off) 횟수가 증가해 설비 피로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선제적 점검 정비를 강화해 안정적으로 설비를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평양수발전소의 경우 기동정지 횟수가 연 200회(2개 호기)로 설계돼 있으나 실제로 1200회에 이르는 등 설비과부하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청평양수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건설된 양수식으로 1975년 9월 지하발전소를 착공해 1979년 10월 1호기, 1980년 1월 2호기를 각각 준공했다. 당시 우리 기술력이 부족해 주요 발전설비는 일본 후지전기사가 제작·납품했으며, 상부댐·지하발전소 등 토목·건축공사는 대림산업이 시공했다.

총 공사비는 690억원이 투입됐는데, 당시 자장면 1그릇 가격이 100원이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공사에는 연인원 약 94만8000명이 동원됐다.

청평 =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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