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산·전북 등 ‘백일해’ 확산

해외유입 홍역, 수두환자도 급증

지자체 “예방접종·위생수칙 준수”

코로나19 유행으로 급감했던 백일해(법정 제2급 감염병) 환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해외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감염병의 해외유입 사례가 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감염병 매개 진드기 발생시기도 빨라져 감염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감염병 예방활동을 강화하면서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26일 방역당국과 전국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백일해’ 환자가 전국적으로 293명(4월 20일 기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5명에 불과했다.

부산에선 최근 백일해 환자가 집단 발생했다. 지난 15일 한 학교에서 백일해 환자가 처음 발생했는데 3일 만에 19명으로 늘어났다. 전북에서도 최근 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경기도에선 2021년 1명, 2022년 0명, 2023년 4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벌써 38명이 보고됐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균’에 의해 발생하는 제2급 법정 호흡기 감염병이다. 경미한 기침과 낮은 발열 증상 이후 발작성 기침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항생제로 치료하는데 치료 시작 후 5일 간,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3주간 격리해야 한다.

경기도내 법정 감염병 환자 수 추이. 경기도 제공

경기도의 경우 백일해뿐만 아니라 성홍열, 홍역도 증가하고 있다. 목의 통증과 고열, 전신 발진을 일으키는 성홍열은 2022년 39명, 2023년 37명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259명으로 급증했다. 홍역도 최근 3년 내엔 0~1명 정도였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3명이 확인됐다. 백일해·성홍열·홍역은 모두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며 전염성이 높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백일해 성홍열 등은 코로나 유행 시 마스크착용·손씻기가 일상화돼 급감했으나 최근 코로나 유행 이전 수준으로 다시 급증했다”며 “이들 호흡기 감염병의 전파 예방을 위해선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에선 봄철 감염병인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 환자가 증가추세다. 올해 3월까지 213명이 발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3% 증가했다. 두 감염병 모두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

유학생을 중심으로 홍역환자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22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는데 모두 해외유입사례다. 경북에선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 유학생 5명이 홍역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입국한 한 학생이 발열과 전신 피부발진 증상을 보여 지난 1일 의료기관에서 홍역의심 신고를 했다. 이후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4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았다.

집단 환자가 발생한 부산시는 환자 동선과 접촉자 등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추가 환자 발생여부를 파악하는 등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 역시 홍역이 발생한 기숙사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항체검사 및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관리 등에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감염병 매개인 진드기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개체 수도 많아져 감염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은 최근 공동으로 ‘감염병 병원체 매개 진드기 감시 사업’을 시작했다.

경남도도 봄철 기온이 상승하고 야외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진드기에 의해 전파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증 감염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도내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및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가을철 유행하던 쯔쯔가무시증 등이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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