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당선인 “어려울 때는 곳간 풀어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당선인(사진, 경기 안양시 만안구)은 지난 4.10 총선 기간 중 안양 남부시장 도매 상인의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강 당선인을 붙들고 “독재를 해 먹으려면 먹고 살게라도 해줘야 될 거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강한 비판이었다.

강 당선인은 25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그분의 말이 합리적이냐 이성적이냐 이런 걸 떠나서 참 절박하게 들렸다”고 했다. “‘검찰 독재’를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차치하고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은 ‘먹고 살게는 해줘야지’라는 것이었고 그만큼 어렵고 절박하다는 얘기였다”고 했다. 이어 “이 말의 의미는 국정 기조를 바꿔라. 그리고 민생을 챙기라는 두 가지 요구였다”며 “대통령이 야당이나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서민적 관점에서 국정 기조를 바꿔야 된다”고 했다.

그는 총선 전 윤석열 대통령이 하나로마트를 찾아 ‘875원짜리 대파’를 들어 올리며 ‘합리적 가격’이라고 말한 대목을 소환하고는 “이게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참모들도 제대로 말을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위하려면 국민들의 심기 관리가 중요한데 그렇게 하지 않고 대통령 심기 관리만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의 말이 투박하더라도 저에게는 매우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경기도의회 의원 재선에 이어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 연정부지사 등을 거쳐 경기 안산시 만안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강 당선인은 22대 국회에 들어서면 “국가적으로 풀어야 될 과제”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기후위기와 저출생 문제 등 전 지구적으로 풀어야 될 부분”과 함께 불평등 양극화 등도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문제들은 곧바로 ‘민생’과 연결돼 있다. 그는 “민생 문제를 어떻게 풀 거냐가 관건”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5만원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시하며 “정부에서 ‘25만원 지급’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금리가 오르고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데다 돈이 돌지 않고 있는’ 불황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민생 회복 차원에서 바라보는 게 맞다”며 “어려울 때는 곳간을 풀어야 한다”고도 했다.

지역공약으로는 안양시 동안구가 신도시라면 강 당선인의 지역구인 만안구가 원도심, 구도심이라는 점을 고려해 “1970년대 이후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비계획적으로 조성된 도시인만큼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평촌 등 계획도시인 동안구와의 균형 발전, 동반 성장 차원에서 시청 이전이나 박달 스마트밸리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당선인은 당직개편으로 사무부총장을 맡게 됐다. 그는 “균형적 관점에서 당을 운영하겠다”며 “특히 당 사무처 직원들이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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