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국에 대한 선제공격, 봉쇄전략 카드 상실 … 일본-호주-한국 중국 견제망 형성


<사진:지난해 11월 18차 당대회 이후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언론과 대면식을 갖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1980년대 곧 일본 시대가 온다는 말이 회자되다가 지금은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는다."

중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의 주장이다. 부정부패, 불평등, 소수민족 문제, 연 18만건에 달하는 시위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중국의 부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은 일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미국이 2001년 시작한 아프간 전쟁과 2003년 시작한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는 동안 중국이 급부상했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이슬람 세력의 도전에 대한 응전도 있지만 동아시아에 대한 경시도 한몫했다. 미국은 당시 서부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지역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가진 중동에 관심을 쏟아 붙고 있었다.

2000년 1조2000억달러이던 GDP는 2012년 8조3000억달러로 매년 한국 경제규모로 성장을 계속했다. 최근 10여년간 중국의 GDP증가 속도는 미국의 약 4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경상 GDP 기준 중국의 경제력은 미국의 53%에 도달했다. IMF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경상 GDP 기준으로 2018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의 1/3이 넘는 1조3000억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타이완과 아세안(SEAN), 한국 등 주변국들을 경제적으로 포용해 나가면서 항공모함과 첨단 전투기 제작을 비롯해 해공군력을 증가해 나가고 있다.

2010년 기준 매년 1470억 달러 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중국은 매년 10% 이상 국방비를 증액할 계획인데, 10년 후에는 미국과 유사한 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재정난에 처한 미국은 향후 10년간에 걸쳐 GDP의 4.7%, 국가예산의 19%(약 6700억달러)를 차지하는 국방비를 총 4870억달러 감출할 계획이다.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을 해외군사력배치재검토에 입각해 전략적 유연성 개념의 기동군으로 개편하는 것도 군부대를 주둔시킬 재정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로마제국도 국력이 쇠퇴하는 말기에 라인강, 도나우강, 브리타니아(영국), 다카아(발칸반도) 등 곳곳의 전선에 고정 주둔군이 아닌 기동군을 배치하는 방향으로 군사전략을 변경했다.

대영제국이 1950년대 중반 이후 UAE와 바레인 등을 제외한 수에즈 운하 부근의 해외군사기지를 포기한 것도 재원부족 때문이었다.

중국 부상에 대한 미국의 근본적인 고민은 △중국은 이전의 일본이나 옛 소련과 달리 미국의 4.3배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국가이며 △5000년의 역사와 세계의 중심(中華) 사상을 갖고 있으며 △패권을 장악할 경우 서방문명과는 다른 중국식 문명체계를 다른 나라에 강요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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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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