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광주 붕괴사고 원인 추정…'인재' 지적

완전 양생 28일 걸리는데, 4~5일에 한층씩 올려

"타워크레인 설치 '평면 고정방식' 의무화해야"

광주 서구 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현장 외벽 붕괴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이 불량한 상태에서 외벽에 설치한 타워크레인이 가동될 때나 강풍에 의해 지속적으로 충격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광주 현대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는 부실공사에 의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광주 붕괴참사 실종자 어디에…수색 사흘째│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오전 실종자 6명을 찾기 위한 수색견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오희택 경실련 시민안전위원장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으로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콘크리트가 제대로 양생(굳힘)되지 않으면 외벽에 설치한 타워크레인의 가동이나 초고층에 부는 강풍으로 인해 틈새가 벌어진다"면서 "타워크레인이 건물에 미치는 충격계수는 고정상태보다 4~5배 증가해 건물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과 업계 관계자는 MBN에 제보된 차량 블랙박스 사고 동영상을 0.5배속의 느린 화면으로 재생하며 붕괴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최초 건물 24층 타워크레인 지지대를 중심으로 하얀 먼지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어서 건물 24층 아래가 붕괴하고 떨어진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바닥) 등이 지상 고압선을 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순차적으로 건물 최상단부의 '레일 일체형 시스템'(RCS) 갱폼(틀)과 벽체가 붕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생존한 당시 작업자는 타워크레인에서 펑펑 하는 소리가 난 뒤 건물이 내려앉았다 고 증언했다.

오 위원장은 건물 붕괴는 타워크레인 지지대 측벽의 균열로 콘트리트 슬래브와 떨어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면서 건물의 중간부인 24층 이하가 붕괴되고 25층 위의 수백톤 하중이 급격하게 늘면서 최상층부가 순차적으로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경실련과 한국타워크레인노조는 콘크리트를 완전히 굳히는 데 평균 28일 걸리는 것을 4~5일마다 한층씩
올라가도록 콘크리트 타설(비벼 넣기)을 했다는 현장 증언에 주목했다.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콘크리트가 충분한 양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한 타워크레인 설치방식도 지적했다. 타워크레인 설치는 슬래브 바닥면에 지지고정하는 평면 고정방
식 과 외벽에 앵커로 지지고정하는측벽 고정방식이 있다. 건물 외벽에 앵커를 설치하는 측벽 고정방식은
골조 공정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 등을 병행할 수 있어 공정단축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단점으로 타워크레인에 발생하는 하중이 앵커에만 집중돼 매립 부분의 콘크리트 파열, 볼트풀림, 앵커 분
리현상이 발생하고 하중의 분산력이 극히 제한돼 구조적 안전성이 떨어진다. 또한 설 해치시 작업자가 건축물 외부에 매달려 작업해야 해 추락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붕괴사고가 난 아파트는 타워크레인을 측벽 고정방식으로 설치했다.

경실련은 동절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콘크리트 타설 금지, 콘크리트 양생기간 준수, 타워크레인 지지 고정방식의 슬래브 바닥 설치 의무화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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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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