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TV토론 합의

서로 "양자 요청" 떠밀기

여야가 설 연휴 전에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의 양자 TV토론을 열기로 합의했다. 다자 토론을 원했던 다른 야당에서 반발이 나온 가운데 양자토론 방식을 어느쪽이 먼저 요구했느냐를 놓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인 박주민 의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실무협상을 벌인 후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식은 지상파 방송사 합동 초청토론회 형식으로 하고, 주제는 국정 전반 모든 현안을 다루기로 했다. 이밖에 추가 토론을 위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여야는 당초 양자토론 합의 이유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박 의원은 "양자가 모여 회의했기에 다른 당 토론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려웠고 다만 민주당 입장은 4자 토론 제안이 들어와도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성 의원은 "(다자토론의 경우) 후보 일정을 봐야 한다"며 "공식 법정토론 3회에 앞서 실시하는 토론인 만큼 여러 일정을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경희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선이 60일도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국민이 만들어 주신 3자 구도를 양자구도로 바꾸려는 인위적인 정치거래가 이뤄졌다"며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중차대한 사건이다. 어떻게 지지율이 15%에 육박하는 후보를 배제하고 토론회가 개최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양자토론 합의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미는 모습이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에서 그렇게(양자)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론에) 나오지 않겠다는 게 윤석열 후보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토론 요구를 했던 것이고 양자토론, 양자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성일종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민주당에서 양자 토론을 요구한 것이다. 처음에 민주당이 다자 토론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양자 토론을 하자고 요청을 해서 저희가 수용을 하고 그러면서 협상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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