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이탈한 청년, 서울 '재보선' 재현 주목

중도층 관심 끈 안철수 … TV토론 참여 변수

3.9 대선을 54일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주자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각축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선두가 바뀌는 결과가 동시에 나왔다.

윤 후보측 선대위 재정비 후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두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선 후 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와 중도이념 성향의 유권자가 안 후보를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선거 준비 시작│11일 오후 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구·군 선관위원회 사전투표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3월 9일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 장비 운용 교육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이 후보가 4050세대에서,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강점을 보이는 일관된 흐름이다. 청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진영논리에 일정한 거리를 둔 중도성향 유권자층의 선택은 어디일지가 관건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대기관의 전국지표조사(10~12일. 1000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37%, 윤석열 후보 28%, 안철수 후보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3∼5일 진행한 직전 조사보다 이 후보는 1%p 올랐고, 윤 후보는 그대로다. 안 후보는 2%p 상승했다. 코리아리서치-MBC 여론조사(11~12일)에서는 윤 후보가 38.8%, 이 후보가 32.8%를 각각 기록했다. 안 후보는 12.1%로 나타났다. 비슷한 기간에 실시한 여론조사임에도 오차범위 안팎에서 선두가 바뀌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히 코리아리서치는 1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를 실시한 2개 회사 중 한 곳이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NBS 조사에서 이념성향에서 진보(309명)라는 응답자가 보수(284명) 응답자보다 많은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 안에선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지지율 재조정 기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많다. 윤석열 선대위의 내홍이 일단락 된 후 이 후보와 비슷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1월 2주(11~13일) 조사에선 이재명 37% 윤석열 31% 안철수 17%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1주 전보다 6%p 상승했고, 안 후보도 2%p 올랐다.

여야 공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세대 표심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진보성향 정당을 지지해 온 청년층이 지난해 4월 재보선을 계기로 여권에 비판적 시각을 비치는 것과 관련돼 있다. 민주당은 지지층을 복원하는 입장이고, 국민의힘 등 야당은 새로운 지지층을 얻기 위한 캠페인이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의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경우 72.5%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는 결과가 있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야당에 유리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우선 한국리서치-KBS가 2030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지지도 조사(7~9일)에서 이재명 27.7%, 안철수 20.2%, 윤석열 16.2%로 집계됐다. 지지후보가 없거나 유보한 층은 26.7%였다. 20대는 이재명 20.1% 윤석열 16.6% 안철수 19.3%(유보·부동 32.9%)였고, 30대는 이재명 36.5% 윤석열 15.9% 안철수 31.2%(부동층 19.5%)였다. 지지강도와 관련해선 53.2%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는 60%가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내년 대선 성격과 관련에 53.7%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대의 여권 비토현상은 분명한데 이들이 직접 투표장으로 가서 야당 후보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의 투표율은 20~24세 48.6%, 25~29세 45.6%, 30~34세 47.7%, 35~39세 48.7%였다. 전체 유권자 평균(58.2%)을 밑돌고, 60대(74.9%), 70대(78.4%) 투표율보다 낮았다. 이전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 것과 다른 흐름이다.

청년층이라고 해도 20대와 30대, 여성과 남성의 선택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대보다 30대는 이재명 후보 선택 비중이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윤 후보에 대한 선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강도 면에서도 20대의 63.2%가 교체 가능성을 선택했지만, 30대는 55.6%가 현재 지지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념성향상 중도층의 선택도 관심이다.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 배경에는 스스로를 중도로 인식하는 유권자들의 지지가 뒷받침 됐다. NBS 조사에서 안 후보는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중도층에서 23% 지지를 얻어 윤석열(24%) 후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36%였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안 후보를 주목한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다.

당장 이재명, 윤석열 후보측은 설 명절 이전 양자 TV토론에 합의했다. 안 후보가 유권자 관심에서 밀려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도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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