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이후 20대는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과 구애를 받는 세대로 떠올랐다. 윗세대들에 비해 투표율은 아직 높지 않지만 관심현안에 대한 여론 반응 속도와 응집력이 부쩍 높아졌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표일까지 남은 40여일 동안 20대는 무엇을 보고 어떤 판단을 거쳐 지지후보를 결정하게 될까. 내일신문은 더가능연구소와 함께 20대 남녀 9명을 상대로 세 차례의 FGI(Focus Group Interview, 표적집단 면접)를 실시, 이들이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면접은 '설밥상' 여론이 모인다는 설연휴 직전과 후보등록이 완료되는 공식 선거기간 직전, 그리고 투표일 후에 이뤄진다. 거기서 오간 이야기들을 독자들께 풀어드리며 20대의 눈을 따라 대선을 지켜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대선을 42일 앞둔 26일 저녁. 서울 신문로 내일신문 회의실, 내일신문과 더가능연구소(대표 서복경)는 9명의 수도권 거주 20대 청년을 상대로 1차 대선 FGI를 실시했다.

참석자는 지지후보, 정치성향, 직업, 거주지, 성별을 배분해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듣고자 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익명처리 했으며, 독자가 발언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최소한의 정보만 노출시키고자 했다.

진행을 맡은 FGI 전문가 서복경 대표는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 문재인정부와 여야 각 정당, 그리고 대선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참석자들은 지지후보나 선호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솔직한 의견을 가감없이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기억나는 정치적 사건은 뭔가

모카 윤석열 명절 선물 논란이 기억난다.

그린 코코 이재명 아들 군복무 때 입원 논란이 기억난다.

호랑이 카스 캔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

소라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뉴스를 가장 최근에 접했다.

민호 이재명 눈물 연설.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쇼' 하는 걸로 보였다.

고구마 윤석열 장모 요양급여 사건 2심 무죄 판결. 관련 전공을 해서 관심이 갔다.

■문재인정부에 10점 만점에 점수를 준다면?

모카 5점. 측근비리나 큰 실정이 없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가 컸다.

그린 1점.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왕창 깎아먹었다.

호랑이 0점. 잘한 것이 하나도 없다.

코코 4점. 부동산은 실패했고 코로나 대응은 잘 했다.

소라 4점.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다른 건 누가 해도 딱히 잘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무난했다.

민호 3점. 방역·외교정책은 문제가 있었다고 느낀다. 일자리 정책은 내게 도움이 됐다.

카스 1점. 긍정적 지표가 하나도 없지만 군 복무시절 병영 관련 정책 덕을 봐서 1점이다.

고구마 3점. 임기 중반부터 시작된 인사 실패와 레임덕이 있었지만 크게 드러나진 않았다. 군복무 줄어들고 휴대폰 쓰게 해 준 건 잘 했다.

8점. 부동산 정책 빼고는 대체로 괜찮았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은?

모카 중립적. 경제지표로는 선진국인데 국민의 삶의 질, 의식은 선진국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호랑이 발전은 많이 했지만 선진국까지는 아닌 듯 하다.

소라 잘 모르겠다. 몇몇 뛰어난 개인들이 이뤄낸 것을 정치인들이 '국뽕(애국주의)'에 이용하는 것 같다. 힘들게 노력한 개인들이 박수를 받아야 하는데. 정치인들이 자기들이 이룩한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

기분 좋다

■더불어민주당에 점수를 매긴다면?

모카 5점. 비슷한 성향의 정당라 좋은데 후보의 도덕성이 문제다.

그린 5점. 이번 선거에서 지지하는 정당이다. 잘한 것은 기억나지 않음.

호랑이 0점. 후보가 하는 것이 다 맘에 들지 않는다.

코코 1점. 의석수가 많았음에도 제대로 한 것이 없다. 믿었던 당이라 1점 준다.

소라 3점. 복지나 국민지원금이나 좋은데 너무 그쪽에 치우쳐 있다. 뭐든 하려는 의지는 있어 보인다.

민호 0점. 후보가 맘에 안드니까 당도 맘에 들지 않는다.

카스 0점. 내로남불(우리 편은 덮고 보는 습성). 포퓰리스트(재난지원금, 자기 돈 아니니까 예산을 투입). 범죄(각종 성범죄, 각종 논란이 있음에도 덮으려고).

고구마 0점. 후보 단독 체제로 가서 반대의 목소리가 없다. 180석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위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국정운영을 했다.

5점. 당은 좋아하는 성향인데 후보가 비리가 짙다. 내로남불도 많고.

■국민의힘에는 몇 점 주겠나?

모카 2점. 정치성향이 맞지 않다, 전직 대통령들이 실망스럽다. 수권정당으로서 자격 없는 실패한 정당이다. 그래도 제1야당이니 2점 주겠다.

그린 2점. 윤석열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당도 성향이 안 맞다.

호랑이 2점. 내부 갈등 때문에 싫다. 정권교체를 해야 하니 그나마 2점 주고 싶다.

코코 2점. 20대를 타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윤 후보도 마음에 안 든다. 2점 주는 건 이준석 대표 때문이다.

소라 6점. 정권교체에 대해 좀 더 의미를 두고 싶다. 엄청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민호 3점. 지지하는 후보이기는 한데, 차선으로 지지하고 있음. 그 후보가 없었으면 0점.

카스 3점. 당대표는 합리적인데 젊은 당대표 세워놓고 주무르려 하는 기득권 세력이 문제다. 윤 후보도 마음에 안 든다.

고구마 0점. 당대표와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갈등하고 있는 것 같다. 기득권도 심하다.

■국민의당은 몇 점인가?

모카 5점. 안철수 후보의 이미지가 '탈 꼰대'다. 그런데 당은 뭘 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그린 5점.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좋다. 당이 무엇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호랑이 4점. 다른 후보들에 비해 깨끗해 보인다. 문제는 집권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거다.

코코 5점. 안철수 대표만 알고 당은 잘 모르겠다.

소라 2점. 정책이나 당의 성향은 나쁘지는 않으나. 국민에게 호소되는 부분이 약하다.

민호 5점. 잘 몰라서 기본점수 5점 준다. 아무것도 안하니까 기본 점수다.

카스 3점. 안철수 대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고 합리적인 것 같다. 그런데 지지세력이 없고, 목소리가 힘이 없다.

고구마 0점.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3점. 후보 자체는 괜찮은데 실무에서 정치를 잘할지는 의문이다.

■정의당은 어떤가?

모카 5점. 심상정 후보는 도덕적으로 깨끗해 보이고 정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당 지지기반이 너무 약하고 끝까지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2중대 이미지도 있고.

그린 4점.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 모른다.

호랑이 4점. 정의당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코코 4점. 집권 가능성이 가장 낮은 정당. 그럼에도 선거에서 기대가 된다.

소라 3점. 정책이 많이 진보적인데 과연 실현 가능한지 모르겠다. 진보적인 목소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호 4점. 후보가 안철수보다 맘에 들지 않는다.

카스 2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인데 본질이 많이 흐려저서 민주당 2중대가 됐다.

고구마 0점. 비례 위성정당 만들 때 절차적 문제를 보였다. 정당인데 시민단체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다.

7점. 직장인으로서 노동정책이 맘에 들고. 내 성향과 맞다. 후보도 맘에 든다. 그런데 너무 소수정당이다.

■대선 투표는 할 건가?

모두 다 반드시 하겠다.

■대선 TV토론 시청할 의향이 있나?

모카 있다. 후보자들의 비전과 철학을 잘 알 수 있다.

그린 있다. 공약을 말로 들으면 이해가 쉽다.

코코 있다. 재미있을 것 같다. 각자 의혹을 어떻게 변명할지 궁금하다.

소라 있다. 예능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 정책도 ㅤ훑어볼 겸.

민호 없다. 제 시간을 투자해서 볼 가치는 없을 듯 하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 요약해주는 거 보면 된다.

■이재명 후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한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모카 불도저

그린 말 잘하는 정치인

호랑이 대장동

코코 무섭다

소라 잘 모르겠다

민호 범죄자

카스 '찢'

고구마 성남시장

조폭

■윤석열 후보 하면 뭐가 떠오르나?

모카 김건희

그린 딱딱함

호랑이 어리바리

코코 불신

소라 어르신. 공경은 하지만 꼰대.

민호 홍준표 하위 버전

카스 속 빈 강정

고구마 도리도리

국민대

■이재명 후보에 대해 떠오르는 정책이나 공약이 있나

모카 기본소득.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올바른 길인지도 의구심이 든다. 국가 재정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린 공공적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은 마음이 든다. 기본주택처럼. 실현 가능성은 의심스럽다.

호랑이 각종 지원금. 너무 퍼주니까 안주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코코 청년지원금. 기사에서 봐서 기억난다. 주면 좋기는 한데 세금 낭비일 듯 하다.

소라 공공주택. 현실 가능성 낮고 세금 예산 낭비다.

민호 없다.

카스 탈모 정책. 코스피 5000. 탈모 공약은 굳이 세금으로 해야 하나 싶다. 코스피 5000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거짓말이다.

■윤석열 후보의 정책은?

모카 GTX 연장.

그린 호랑이 코코 소라 기억나는 게 없다.

민호 카스 군장병 처우 개선.

고구마 북핵 선제 타격. 군대 안 갔다 온 티 내는 것 같다. 각 마트마다 친환경 박스 테이프 비치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데 이게 대통령 후보 공약인지 의심스럽다.

120시간 노동 발언과. 노동이사제. 후보 자체를 믿지 않아서….

■안철수 후보 정책은?

모카 강성노조 타파. 나도 노동자이지만 일부 10대 대기업 강성 귀족노조들의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서 매우 동의한다.

호랑이 연금 개혁. 긍정적이다.

코코 소라 민호 캔 잘 모르겠다.

카스 4차 산업 과학 투자.

고구마 국가 5대 산업 개발. 게임 랜덤성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 둘 다 마음에 든다.

■심상정 후보는?

모두 주4일제!

■최근 대선후보들이 청년층 관심을 얻기 위해 캠페인 일정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어떤 느낌인지?

모카 당사자로서 주목받는 것은 좋은데. 진정성은 의구심이 든다.

그린 애쓴다는 느낌.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애써줬으면 한다.

호랑이 신경을 쓴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코코 좋긴 한데 선거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일회성 아닌가.

소라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라도 하는 것 아닌가. 긍정적이다.

■차기 정부가 뭘 했으면 좋겠나?

모카 정치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책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해 달라.

그린 변화에 잘 따라갔으면 좋겠다.

호랑이 취업 임용고시 준비 중이다. 일자리를 늘렸으면 한다.

코코 집도 못사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동물복지도 신경을 써 달라.

소라 꼰대 같은 직장·사회문화를 없애줬으면 좋겠다.

민호 출생 관련 예산을 출생하는 사람에게 바로 줬으면 좋겠다. 부동산 투기도 잡고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

카스 외국인이 부동산 사들이고 판치지 않게 해 달라.

고구마 대통령이 청와대를 좀 벗어나서 청년 생활의 바닥을 직접 좀 겪어봤으면 좋겠다.

개인정보 관련법을 강화하고 불법체류자 쫓아냈으면 한다. 식료품 물가도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비싸다. 여성 질환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도 필요하다.

■지금 보면 누가 대통령 될 것 같나?

모카 이재명. 여론조사를 어디서 하는지에 따라 우열이 달라지니 안 믿는다. 앞으로 토론을 몇 번 하다보면 윤석열이 밀릴 것 같다.

그린 모른다.

호랑이 윤석열. 둘 다 나쁜 점이 많은데, 이재명이 문제가 더 많다.

코코 이재명. 토론하면 윤석열 후보에 비해 말을 잘할 것 같아서 표가 넘어갈 것 같다.

소라 윤석열. 여론조사 결과들이 말해주고 있어서.

민호 윤석열. 40대를 제외하고는 이재명보다는 윤석열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하니. 큰 사건이 없다면 이대로 가지 않을까.

카스 누가 될지 모르겠다

고구마 윤석열. 20~30대는 표가 반반 갈려 있는데. 50~70대는 모두 윤석열로 넘어가 있는 것 같다.

이재명. 윤석열보다는 나으니까.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는? 지지후보가 없다면 관심있는 후보는?

모카 지지하는 사람은 없고 이재명에 관심 있다. 안철수를 말하고 싶으나 당선 가능성이 없다. 윤석열보다 행정 경험도 있고. 무속을 믿는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고 싶지는 않다.

그린 이재명 지지한다. 윤석열이 정치를 잘 하지 못할 것 같다. 이재명이 나은 것이 아니라 윤석열이 더 못해서다.

호랑이 윤석열 지지한다. 안철수에 관심이 있으나 당선 가능성이 낮다. 윤석열이 잘해서라기 보다 이재명이 너무 문제가 많다.

코코 없다. 안철수 관심은 있는데 너무 약해서….

소라 윤석열 지지한다. 민주당이 집권하는 것이 싫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이명박근혜' 때 오히려 집 사기 좋았다고 하니. 실리적으로는 나에게 더 나을 것 같다.

민호 윤석열 지지한다.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눈에 안보이게 망할 것 같다, 윤석열이 되면 눈에 보이게 망하므로 빠른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카스 윤석열과 안철수가 단일화해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고구마 안철수 지지한다. 이재명이 되는 윤석열이 되든 한 후보는 법정으로 불려 갈 것 같다.

이재명에 관심있다. 윤은 실언도 많이 하고 토론에서도 많이 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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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주목은 긍정적, 진정성은 의구심"

정리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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