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8.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은 세계 4위다.
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가격 상승 악재 속에도 판매대수가 증가하며 수익성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원장 나승식)은 28일 '2021년 주요 완성차그룹 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침체기를 겪었던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지난해 수요 회복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대수는 2018년 9248만대, 2019년 8890만대, 2020년 7696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0.1%, 3.9%, 13.4%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798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지난해 완성차그룹별 판매는 도요타가 1050만대(점유율 12.9%)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2위 폭스바겐 858만대(10.6%), 3위 르노닛산 779만대(9.6%), 4위 현대차그룹 667만대(8.2%), 5위 스텔란티스 658만대(8.1%) 순이었다.
이어 GM 629만대(7.8%), 혼다 412만대(5.1%), 포드 394만대(4.9%), 스즈키 276만대(3.4%), 벤츠 275만대(3.4%)가 6~10위를 차지했다. BMW는 252만대(3.1%)로 11위, 테슬라는 94만대(1.2%)로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자동차연구원은 완성차 브랜드들이 공급망 위기 대응에 집중하면서 사업전략 수정과 판관비 축소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재고 조달에 집중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고, 미국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매출 2817억달러, 영업이익 293억달러를 기록, 영업이익률이 10.4%에 달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시장에서 대중 모델 판매 부진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전동화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매출 2957억달러, 영업이익 228억달러로 영업이익률은 7.7%였다.
르노·닛산은 새로운 경영전략인 '르놀루션'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2020년 5.3%였던 친환경차(xEV) 판매 비중을 2021년 10.2%까지 확대했다. 르놀루션은 영업이익률 3% 달성, 30억유로 현금유동성 확보, R&D 및 설비투자비를 수익의 8%로 절감 등이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고, 제네시스 판매량 증가와 환율 효과로 수익이 늘었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 합병 이후 구조조정, 플랫폼 공용화, 부품통합구매로 비용절감을 실현했으며, 지난해 1년간 10종의 신차를 내놓아 판매가 늘었다.
포드는 구조조정과 차량 가격 인상으로 공급망 부족 영향을 상쇄하고, 링컨 브랜드 판매 확대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중대형 차종·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을 확대했다. 벤츠는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7.3%에 달했다. BMW와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2.0%, 12.1%였다.
자동차연구원은 "올해도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계속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차량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부 지역 판매량 감소와 공급망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져 자동차 브랜드들의 수익성 방어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38만대를 판매해 판매량 2위였고, 우크라이나에서는 1만4000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외 도요타, 르노·닛산, 폭스바겐 등도 러시아 지역에서 판매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