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조기게양 지시

유가족 900만명 위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로 목숨을 잃은 미국 내 사망자들이 100만명을 넘어서는데 맞춰 조기 게양을 지시하며 국가 애도의 시간을 이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늘 우린 비극적인 이정표를 남긴다. 100만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생명을 잃었다"며 전 세계의 미국 정부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 집계치는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00만명을 넘겼거나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미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존스홉킨스대학은 각각 99만5700여명(10일 기준), 99만9000여명(12일 기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NBC 뉴스는 이미 지난 4일 자체 집계를 기준으로 100만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NBC는 사망자 100만명은 "한때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피해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런 누적 사망자 규모는 단일 국가에서 나온 수치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2위인 브라질(66만4000여명)이나 3위인 인도(52만4000여명)를 훌쩍 앞선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배우자,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심지언 자녀들까지 잃은 유가족은 90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8200만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직 사라진 게 아니라며 계속 경계해줄 것을 미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미국 내에서는 오미크론 하위변이 바이러스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려 최근 들어 다시 신규감염과 중증입원, 사망자들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추적하고 있는 통계에 따르면 12일 현재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는 8만3000명으로 1주일 만에 25.4% 증가했다. 중증입원자도 2만명을 넘겨 1주일 전보다 7.1% 늘어났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335명으로 일주일 만에 11.7% 늘었다.

신규감염자는 버지니아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40명으로 1주일 전보다 20% 증가했다. 메릴랜드는 10만명당 38명으로 50%나 급증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모든 연령대와 소득계층, 인종, 백신접종여부와 상관없이 감염되고 있으나 중증 입원과 사망을 최대한 막기 위해선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백신을 안맞은 사람들이 사망할 위험은 53.2배나 높은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그럼에도 최근 들어 부스터를 포함한 백신 접종은 크게 급감하고 있다.

지난 1주간 미 전역에서 부스터를 포함해 백신을 접종한 건수는 39만건으로 전주에 비해 12%나 감소했다.

이에 더해 2차 부스터(4차 접종)이 시작됐으나 올 가을 모든 변이에 동시에 대처하려는 새로운 백신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에 부스터 접종 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것으로 보인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