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봉쇄 주원인, 반도체 수입 급증 … 중국 수출비중은 2008년 이후 최저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28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한달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08억4700만달러, 수입은 117억3200만달러로 8억8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무역수지 적자는 1994년 8월 14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햇수로는 28년, 개월수로는 333개월만에 대중국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연간기준으로 대중국 무역적자를 본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고, 지난해만 하더라도 흑자규모가 242억8500만달러에 달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국 상하이 도시봉쇄로 수출은 둔화세가 지속됐지만 반도체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장 실장은 "대중국 반도체 수입이 많은 것은 한국~중국간 공급망이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에는 한국을 비롯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반도체 반제품을 중국으로 보내면 중국에서 후공정 패키징을 마무리한 후 다시 한국으로 들여와 제 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다보니 중국으로부터 반도체 수입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5월 반도체 수출은 116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0% 증가했으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장 실장은 "중국산 철강수입도 급증했는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급등으로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산 수요가 늘었고, 단가도 상승한 것이 주 요인"이라며 "다만 중국 봉쇄가 곧 해제될 것으로 예상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부의 5월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4월 106억1000만달러에서 5월 108억5000만달러로 2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00억7000만달러에서 5월 117억3000만달러로 16억6000만달러 늘었다.

품목별 수출(5월 1~25일 기준)은 반도체 34억7000만달러, 석유화학 15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10.5%, 12.4% 증가했다. 일반기계는 5억8000만달러로 2.7% 감소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반도체(43.6%) 철강(51.4%) 일반기계(28.2%), 섬유(26.8%) 등이 높은 증가율을 보여 적자 배경이 됐다.

한편 올해들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월 중국 수출은 658억48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23.6%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 2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에는 1년간 중국으로 1629억1300만달러를 수출해 비중이 25.3%였다.

한편 산업부는 7월초 이창양 장관 주재로 수출대책회의를 열고 대중 수출·입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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