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개발+공공투자로 공공성↑

임신·출생 관련 비용 전액지원

"동작은 서울의 중앙에 있습니다. 원조 강남이에요. 하지만 새 강남에 자본이 몰려 개발되는 동안 난개발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그만큼 개발 여지가 많죠."

박일하 동작구청장 당선인은 1985년 철도청 공무원으로 출발해 국토부 투자심사담당관, 경기도 건설국장, 원주지방 국토관리청장 등을 역임했다. 사진 동작구 제공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 당선인은 "국토교통부 공무원 출신이 오니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지역도 바뀐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동작의 지도를 바꾸는 것이 곧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23일 동작구청작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민선 8기 첫걸음은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 모형을 만드는 일이다. 박 당선인은 "최근 국토부에서 토지매입 방식을 적용해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 3년 이내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발방법을 발표했지만 토지소유자 등 공공개발을 마냥 반기기 어려운 쪽도 있다"며 "민간이 개발하도록 하되 공적 투자를 더해 신뢰도와 공공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재건축을 전담해서 지원하는 법인을 설립해 각종 재개발 사업에 출자하는 공공참여형 방식이다. 개발이익은 특정인들이 가져가는 게 아니라 기금으로 쌓았다가 주민들을 위한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는데 사용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중하위권 수준인 공공체육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 공공도서관 공영주차장 등이다. 박 당선인은 "취임 후 주민들이 동의하는 지역을 찾으려 한다"며 "2년 내에 첫 사례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2002년부터 개발이 추진됐지만 20년간 멈춰있는 노량진역은 민자역사로 푼다. 당시 개발사가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데 신규 투자를 유치해 이르면 2023년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에서 구상하고 있는 한강철교 남단 부지 활용계획과 맞물려 상승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사 아래쪽에는 한강과 영등포구 여의도 방향으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보행로와 도로를, 위쪽에는 청년주택이나 지식산업센터를 배치한다.

근린생활시설에는 이(e)스포츠 세계대회장을 마련하고 게임 관련 기업을 일대에 유치할 계획이다. 당선인은 "금융권에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게임 관련 기업이 자연스럽게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지능에 특화된 성남고등학교와 데이터센터를 계획 중인 숭실대학교 등 지역 인재와 자원을 활용해 빅데이터 차세대통신 인공지능 등 이른바 디엔에이(Data+Network+AI) 산업분야 청년 일자리도 만든다. 그는 "노량진은 청년들이 먹고 살기 위해 모이는 곳"이라며 "젊은이들이 컵밥만 먹는 게 아니라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와 노인은 구에서 돌보겠습니다."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지원한다. 임신·출생과 관련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소요 비용은 전액 구에서 부담한다. 그는 "교육은 학교에서, 보육은 구에서 책임지는 게 맞다"며 "아동 성장단계별 돌봄체계를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단체장은 돈을 벌어서 쓸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와 서울시에 손만 벌려서는 안돼요."

박일하 동작구청장 당선인은 "행정에 민간경영방식을 도입해 투자를 유치하고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겠다"며 "4년 뒤에는 동작의 지도를 바꾼 구청장으로 인정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민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려면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며 "자리 나눠먹기나 생색내기 행정을 하지 않도록 가까운 분들부터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당선인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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