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쌀값 16% 하락했는데, 가격폭락 방지 놓고 정부-국회는 마찰

산지 가격 떨어지자 쌀시장 대책 요구 봇물 … 쌀값 하락 장기화 가능성 높아

등록 : 2022-06-23 00:00:01

산지쌀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쌀시장 안정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는 쌀값이 하락하거나 초과 공급이 이뤄지면 정부가 자동개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됐고, 농업인단체들도 정부에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과 어기구 의원은 16일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등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쌀산업 진단과 양곡정책 재정립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양곡관리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쌀 수확기인 지난해 10월 25일 산지쌀값(20kg 정곡기준)은 5만4154원이었지만 가격이 계속 하락해 15일 현재 15.9% 내린 4만5534원을 기록했다. 수확한 지 8개월 지나 쌀 공급량(보유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도 오히려 쌀값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양곡관리제도나 쌀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국회와 농민단체들은 토론회를 열며 "현장의 절박한 요구가 정부 측에 온전히 전달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공익형직불제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 수확기를 거쳐 지금까지 쌀 농가와 농업인들을 괴롭히는 족쇄가 됐다"며 "이대로라면 쌀값 하락세가 올해 수확기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문제로 직결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22일 "자동시장격리가 쌀 수급조절에 도움이 되는지는 신중히 살펴야 한다"며 "쌀 수급은 작황이나 전해 쌀값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데 자동격리의 부작용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식품부장관도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과 관련, 정부가 '시장격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는 권고조항을 '시장격리를 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바꾸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의무화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서삼석 의원과 정 장관의 공방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이양수 정점식 의원이 "(서 의원을) 응원하겠다", "(서 의원 의견에) 동의한다"고 힘을 더했지만 정 장관은 "더 검토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에서는 쌀 소비감소 현황과 이에 대한 대책 등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김의웅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가구부문 56.9kg을 포함 총 70kg에 그쳤다"며 "지난 10년 동안 전년 대비 평균 1.8%씩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현황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쌀 생산면적(벼 재배면적)도 73만2000ha로 10년 동안 11만7000ha(13.8%) 줄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10년간 평균 생산량과 소비량 차이는 16만7000톤 수준으로, 공급과잉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쌀 소비감소 요인은 쌀 가격에 반비례하고, 대체재 가격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쌀 소비 증대를 위해 쌀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남·북 의원들이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먼저 시행된 (쌀) 27만톤에 대한 시장격리는 추진 시점과 가격결정 방식의 문제로 쌀 가격 폭락 사태 해소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다"라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농정현실에 대한 정부의 반성과 인식전환 △당면한 쌀값 문제 해소를 위한 추가 시장격리 즉각 시행 △요건 충족시 시장격리 조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 △쌀 품목에 대한 생산비 보장 법제화 △자연재해 농산물 피해에 대한 국가보상을 의무화하는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twitter   facebook   kakao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