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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예견된 '국회 특위 공전' … "한 쪽 반대하면 회의도 못 열어"

사개특위 '개점휴업' … 연금특위, 구성도 안 돼

민생·사법·정치개혁 등 핵심 법안 모두 가져가

여야 대치, 이견 크면 "한 발도 나갈 수 없어"

여야 지도부 '모든 안건, 여야 합의' 못 박아

등록 : 2022-09-21 11:10:14

21대 후반기 국회 들어 여야가 합의한 4개의 특위가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면서 '모든 의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명시, 회의를 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빠져 있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에 여야가 구성하기로 합의한 4개 특위 중 연금개혁특위는 첫 회의도 열지 않아 사실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연금개혁 특위는 '연금재정의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4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의 개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주호영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에도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을 계속 맡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연금개혁은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이뤄져야 할 과제"라며 "가급적 시간을 아껴서라도 연금특위를 같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주 의원이 여당 원내대표와 당연직으로 맡게 되는 운영위원장에 연금개혁특위 위원장까지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금개혁특위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남인순-김상훈 악수 ㅣ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 후 김상훈 국민의힘 간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금개혁특위는 내년 4월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 특위 가동이 늦어지면서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연금특위를 구성해 시민단체 등과 논의에 들어가는 등 연금개혁특위 가동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쟁점과 이해관계자들로 불협화음이 불가피한 연금개혁특위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 내정자, 원내대표·운영위원장 겸임 = 사법개혁특위 역시 사실상 공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30일에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과 간사를 선출한 이후 2차 회의 일정은 '깜깜 무소식'이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전날 "우여곡절 끝에 형사사법체계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된 지 오늘로 61일째"라며 "하지만 지난 10일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법안 시행에도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법안을 보완해야 할 사개특위가 여당의 무관심으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했다.

민생경제안정특위는 초반에 유류세 인하와 직장인 식사비 비과세 확대 등을 통과시키며 빠르게 진행하는 듯 했으나 이후 쟁점이 많아지면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4번의 회의가 진행됐고 지난달 29일과 이달 14일엔 대중교통비 환급 및 소득공제 방안(기재부, 국토부), 납품단가 연동제(중소벤처기업부, 공정위)에 대해 정부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의견차가 크게 갈렸다. 운영기간은 다음달까지다. 한달여 남은 셈이다.

정치개혁특위는 지난 7일 두 번째 회의에서 중앙선관위의 정치관계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같은 달 13일엔 국회 예산·결산 심사기능 강화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예민한 쟁점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 합의점을 돌출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인순 위원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공청회든 아니면 국민여론이든 이런 것들을 신속하게 진행을 해서 합의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꼭 이번에는 성과를 내는 그런 위원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합의점 찾기 어려운 특위 = 앞으로 특위는 더욱 험난한 합의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여야 합의를 통해 각 특위에 핵심법률안을 넘겨놓고 '법률심사권'을 부여했다. 각 상임위에 올라와 있던 민생관련 법안이 모두 민생경제안정특위로 옮겨졌다. 22개의 법률안과 관련한 개정안들이 민생특위에서 논의돼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의안 합의권'이 걸림돌이다. 특위 위원장의 역할이 사실상 사라졌다. 의안에는 '회의 개의안'까지 포함돼 있어 회의를 열 것인지 여부도 '합의'가 필요하다. 한쪽이 반대하면 단독으로 공청회를 열거나 법안을 심의할 수 없다. 국회법 52조에서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재적위원 4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개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위 개회 기준이 국회법의 상임위 개회 기준에 비해 크게 엄격한 셈이다.

송기헌 의원은 "여당의 결단이 없이는 사개특위가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며 "여당의 의지 없이는 검찰정상화는 불가능하고 법률의 불완전성을 보완할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사개특위를 지연하는 행태가 윤석열 정권의 불법을 막기 위한 방탄행위가 아니길 바란다"고도 했다.

정성호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은 "특위에서는 안건도 여야가 합의 처리하도록 지도부간에 합의된 것으로 한쪽에서 반대하면 회의조차 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석열정부 초반 힘겨루기를 앞두고 여야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다 다른 상임위와 함께 특위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위가 활성화되긴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주요 과제와 관련한 법안이 특위에 넘겨지면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 특위가 오히려 주요 과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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