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중심 2.6%p 떨어져

한은 "분할상환 확대해야"

가계대출 상환율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시상환방식 대출을 중심으로 상환율이 하락하면서 가계의 채무부담이 커지고 금융불안정이 확대될 우려가 나오면서 분할상환으로의 전환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 실제 상환율이 2020년 2분기 기준 18.1%에서 올해 1분기 15.5%로 하락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신규대출은 최근 크게 줄었지만 기존 대출은 상환이 부진하다"면서 "상환부담이 높은 채무자의 기존 대출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해 일부 대출에 대해 분할상환 확대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이번 추산은 전년 동기 대비 잔액을 기준으로 했고 대출을 얻어서 기존 대출을 갚는 '대환'을 제외한 실제 상환을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만 신용대출은 상환율이 하락하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고, 일시상환방식 주담대의 상환이 부진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상환방식별 상환율을 보면 분할상환대출은 같은 기간 18.5%에서 16.5%로 2.0%p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일시상환방식은 16.5%에서 12.9%로 3.6%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율이 하락한 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은 채무자의 일시상환대출에 대한 상환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DSR이 높은 채무자의 일시상환대출 상환율은 2020년 2분기 17.5%에서 올해 1분기 13.4%로 4.1%p 하락했다. 한은은 "고DSR 채무자의 경우 2018년 이후 계좌의 존속기간이 다른 채무자에 비해 길어졌다"며 "이는 대출 상환없이 기존 계좌를 계속 보유하는 경향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금융자산보다 실물자산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향후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성이 저하될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부채 대비 총자산 규모가 4.5배에서 3.7배로 낮아질 수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부동산 PF대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올해 6월까지 비은행권의 PF대출이 70조1000억원 늘어나 은행권(6조9000억원 증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아직까지 금융기관 전반의 PF대출 건전성 지표는 양호하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 둔화 정도 등에 따라 비은행권 중심으로 건전성이 저하할 수 있다"면서 "업권별로 PF대출 취급 한도 및 여신건전성 분류, 사업성 평가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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