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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서울시 마포 소각장 갈등 해법 없나

서울시 입지선정 경위 설명에도

마포구 주민 반발 갈수록 확산

"정보공개하고 과학적 설득해야"

등록 : 2022-09-22 00:00:01

마포구 상암동으로 결정된 서울시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을 두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소각장 신설을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이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22일 마포구에 따르면 기존에 운영되던 소각로 3개 중 2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마포 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가 서울시 결정에 반발해 쓰레기를 반입하려는 수거업자와 연일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택한 방식은 이른바 '준법 투쟁'이다. 소각장에 들어오는 쓰레기를 검사해 소각이 금지된 쓰레기의 반입을 막는 것이다. 종량제 봉투를 무작위로 내려서 플라스틱이나 캔 같은 부적합 쓰레기가 5% 이상 나오면 해당 쓰레기차를 통째로 되돌려 보낸다. 마포에서 퇴짜를 맞아 인천 매립지로 보내지는 쓰레기는 하루 400톤에 이른다. 쓰레기가 들어오지 못하자 평소 하루 600톤을 태우는 마포구 상암동 소각로 중 2기가 멈춰 섰다.

시는 마포구 주민들 반발 확산에 입지 선정 경위를 설명하고 회의록을 공개하는 등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 마음을 달래는 데는 역부족이다.

마포구는 쓰레기 검사와 함께 감량정책을 우선 수립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종량제 쓰레기 봉투 검사에 나선 주민들은 반입되지 말아야 될 쓰레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폐비닐, 플라스틱 등을 줄이면 소각장을 늘리지 않을 수 있고 감량정책이야말로 장기적인 쓰레기 문제 해결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각장 증설 중심 쓰레기 대책이 아닌 적극적인 감량정책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서울시에 맞서고 있다.

◆주민 원하는 모든 질문에 답해야 =전문가들은 서울 쓰레기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만큼 하루속히 갈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서울시의 소각장 신설에 대한 접근방식 전환을 요구했다.

유기영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소각장이 포화상태인 건 마포구를 포함한 서울시민 모두가 알지만 특정지역이 희생을 강요 당한다고 느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문제가 서울시와 관련 지역 자치구 주민만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 전체의 문제인 만큼 여론주도층의 적극적인 갈등 중재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과학적 설득과 신뢰 구축이 전제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18년간 서울 4곳 소각장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해온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에 따르면 유해물질로 인한 주민 건강 문제는 뚜렷하게 확인된 바가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해마다 증가한다. 음식조리, 간단한 소각 등 생활 속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다이옥신이 생겨나고 체내에 쌓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신이 가득한 상태에선 대화가 단절된다는 점이다. 기술 발전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고 굴뚝을 높여 소각 잔여물을 최대한 분산시킨다고 해도 불신은 여전하다.

임영욱 연세대 교수는 "주민이 원하는 모든 질문에 답한다는 자세로 과학적 자료에 근거해 끈질긴 설득이 필요하다. 혹시라도 반대하다 제 풀에 지치겠지라는 태도를 취한다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활용하고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사소한 위험이라도 예방하고 모든 걸 공개하겠다는 확약이 없다면 주민들은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또다른 열쇠는 '예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 편의시설 건립 등에 돈을 쏟아부느라 정작 최신 소각장 시설을 구비하지 못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신규 소각장 만큼은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현존하는 최고의 시설로 짓는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그나마 주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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