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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금정중학교 도서관]

'문학'이 있는 '별 헤는 밤' 수업 … 교과 교사들과 적극 협력

다양한 책과 자료 추천해 수업 지원·동영상 콘텐츠 자체 제작 … 도서관 예산, 타 학교 비해 높아·콘텐츠 사용비 별도 지원

등록 : 2022-11-24 10:53:28

경기 금정중학교 도서관의 이름은 글벗나래도서관. 23일 1층 중앙 현관에 들어서니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글벗나래도서관이 위치해 있었다. 도서관 문 옆에는 3개의 상패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올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받은 대통령 표창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심 기관이자 교수학습지원기관으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전국 단위 평가를 통해 인정받았다.

23일 경기 금정중학교 글벗나래도서관에 모인 선생님과 학생들. 유재록 교장(왼쪽에서 네번째) 지명남 수석교사(왼쪽에서 두번째) 박지숙 사서(가장 오른쪽)가 함께 했다. 사진 이의종


◆미디어 읽고 쓰기 체득하는 학생들 = 금정중학교는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을 진행한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신문읽기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또 올해는 모든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세상을 보는 눈,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각 교과별로 수업을 기획해 진행했다.

또 미디어탐구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쫌 아는 10대'라는 책을 선정해 읽고 토론하는 교육을 진행했다. 책을 읽고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인식한 학생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퀴즈 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학생들은 금정중학교 인터넷신문을 직접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기자가 돼 기사를 쓰고 칼럼을 작성해 올리는 등의 활동을 체험한다. 이 모든 활동들은 도서관의 교수학습지원을 통해 운영된다.

세월호 관련 시를 읽고 학생들이 남긴 소감들. 사진 이의종


이와 함께 도서관은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들을 직접 운영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비대면으로 만들었다. 특히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디지털 콘텐츠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도서관 담당 사서는 직접 동영상 제작 교육을 받고 저작권 교육 영상 등을 제작했다.

학생들이 외부 기관의 북트레일러(책 소개 영상)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북트레일러를 제작하는 방법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학생들이 수업 시작 전 아침독서 시간에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학생의 60%가 북트레일러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도서관은 △뉴스읽기 뉴스일기 △작가와의 만남(2020년부터 현재까지 13회) △북퍼퓸 만들기 수업 등을 진행해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박지숙 사서는 "독서 등 책과 관련된 활동은 물론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다양한 수업과 협력해 도서, 관련 자료 등을 지원해왔다"면서 "학생들은 MZ세대이기에 대면보다 비대면 프로그램을 통한 참여율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진로 시간에 만든 '나만의 꿈컵'. 사진 이의종

◆진로 탐색하며 '나만의 꿈컵 만들기' = 도서관의 또 다른 중심 역할은 교과 교사들과 함께하는 융합수업이다. 1~2개 교과와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 과학 역사 영어 도덕 체육 등 대부분의 교과와 융합수업을 진행한다. 역사+사회 국어+미술 등 2개 교과 교사와 사서가 함께 융합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과학과 국어 교사, 사서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문학이 있는 별 헤는 밤'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융합수업 중 하나다. 과학 교사가 천체 망원경을 통해 별을 관측하며 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국어 교사가 관련 시를 선정해 함께 읽고 난 뒤 사서가 학생들과 창의적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한다. 올해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를 창작해 공유하기도 했다.

진로 시간에는 진로 관련 독서를 한 이후 '나만의 꿈컵 만들기'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읽은 인상적인 글귀를 직접 컵에 적어 완성했다. 관련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서관은 관련 장비인 머그프레스를 갖췄다. 또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와 함께 점자책갈피를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장애이해교육을 진행했다.

이와 같은 활동이 가능한 것은 2월과 7월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융합수업 협의회에 사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교과 교사들과 함께 회의에 참여해 교과 교사들의 수업에 필요한 책과 자료를 제안하며 융합수업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금정중학교 수석교사는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각 교과가 활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명남 수석교사는 "교과 교사와 사서가 협력해 수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융합수업 협의회에서 각 교과마다 독서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하도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융합수업에 대한 사서의 이해도가 높아 추천해준 책들을 수업 시간에 활용해 실패한 적이 없다"면서 "그렇게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사서와 신뢰감이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23일 경기 금정중학교 글벗나래도서관 문 앞에서 한 학생이 책을 읽고 있다. 학생 뒤로 지금까지 도서관이 받은 상패들이 보인다. 가장 오른쪽 상패가 올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 대통령 표창. 사진 이의종


◆밑줄 그으며 가족 독서 = 글벗나래도서관의 또 다른 주요 활동 중 하나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독서 활동이다. 그 중 하나가 '전화위북(BOOK) 도서나눔바자회'다. 이는 '코로나19의 위기를 책으로 극복하자'는 의미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각 가정에서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을 도서관에 기증을 하면 사전에 희망하는 도서를 도서관이 구입한 이후 해당 학생이 희망한 도서와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박 사서는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패들렛'이라는 온라인 툴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공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평을 받았다"면서 "기증받은 책들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또 '가족과 함께 공감하며 책읽기'라는 의미의 '가족공책'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도서관은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학생가족 교직원가족을 대상으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각 가족들은 책을 대출한 후 책에 직접 밑줄을 긋고 느낀 점 등을 적는 방식으로 책을 함께 읽는다. 학생이 밑줄을 긋고 느낀 점을 적으면 엄마가 그 옆에 자신의 생각을 남긴다. 그렇게 모둠원들이 읽고 반납한 책은 도서관에 전시하기도 한다.

◆"교육 과정 속 독서교육 스며" = 글벗나래도서관이 교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학교도서관을 중요한 교수학습지원기관이자 문화공간으로 인식하는 교내 구성원들의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정중학교는 교내 예산의 6~7%를 학교도서관 예산으로 지원하며 콘텐츠 사용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학교도서관의 경우 자료구입비는 학교기본운영비의 3%, 운영비는 1%로 규정돼있는 것에 비하면 예산이 충분한 셈이다.

유재록 교장은 "금정중은 '책 읽는 학교, 생각하는 교실, 질문이 있는 수업'을 교육 목표로 교육과정 속에 독서 교육이 스며들도록 했고 그 중심에 도서관이 있었다"면서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학생들의 삶에 독서가 내면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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