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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대법원, 법원방송국 설립 추진한다

용역발주, 중요재판 중계방송 가능해져

등록 : 2022-11-24 11:30:45

대법원이 법원방송국 설립을 추진한다. 이미 입법부에서는 국회방송이 설립·운영돼 국정감사나 의회활동을 중계방송하고 있다. 사법부 차원의 방송국이 설립된다면 각종 재판의 중계방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사법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재판중계방송 중심의 법원방송 시스템 구축방안에 관한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행정처는 "재판중계의 보편적 시청을 보장해 재판중계 목적을 달성하고 투명한 공개를 원하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공공채널로서 법원방송국을 설립하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법원방송국이 설립되면 대법원의 전원합의체나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중요 사건의 재판, 국민참여재판 등을 중계방송할 수 있다.

사법부가 전용방송국을 고민하는 것은 헌법상 공개재판 원칙과 국민의 알권리라는 헌법적 가치 때문이다. 법원방송국이 설립·운영될 경우 국민들의 사법신뢰를 제고할 뿐 아니라 국민의 사법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법교육을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사법부는 2013년부터 대법원의 공개변론 및 선고에 대한 재판중계를 대법원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공개해왔다. 현재는 법원도서관이 '법원TV'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형태다.

하지만 자발적인 이용자 외에는 접근이 어려워 재판중계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법원 안팎에서는 정보통신기술과 방송기술 발달 등을 고려해 국민들의 정보공개 요구가 증가하면서 개방적인 재판중계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연구용역 단계라 거쳐야 할 난관이 많다. 예산과 인력 규모가 작지 않고, 준비기간도 상당시간 걸리기 때문에 국회와 예산당국의 협조가 필수다. 방송국 설립이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가뜩이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법부가 국회와 예산당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자신의 재판이 실시간 전국민에게 중계방송된다는 것도 법관들로서는 부담이 크다. 현재 법정내 언론 등의 촬영은 재판당사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재판장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재판이나 성범죄 사건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사건 등은 중계방송 범주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형태 사건은 현재도 일반인의 판결문 열람이 제한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피고인이나 피해자, 가족 등이 방송중계를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법관은 물론 검찰과 변호인 등 다양한 의견수렴도 필요하다. 다만 대국민방송은 아니더라도 중요사건 재판을 법원 내에서만이라도 우선 방송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국민 대상 중계방송 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일부 재판 당사자의 법정 난동 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법관은 "국회방송도 국회 구내방송을 우선 실시해 그 영역을 넓혀왔다"며 "재판중계는 법관들이 보다 성실하게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국내외 사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미 폭넓게 재판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코트캠'과 같은 프로그램이 민간방송에 의해 제작·방영되고 있다.

행정처도 이러한 우려는 익히 알고 있다. 한 관계자는 "총체적 계획 및 연차별 로드맵을 위한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연구용역만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용역에는 우선적으로 재판중계 중심의 법원방송국 설립이나 운영방향 등에 대해 전국민 인식조사가 실시된다.

중요 재판이 생중계된 것으로는 2018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이 있다. 당시 지상파와 보도채널 등이 박 전 대통령의 선고 장면을 뉴스특보 형식으로 동시중계했고, 시청률은 16.72%로 집계됐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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