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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강제징집·프락치 강요, 중대한 인권침해"

진실화해위원회, 187명 피해자 인정

1990년까지 지속 … 2921명 명단 확인

등록 : 2022-11-24 11:22:43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정보망원) 강요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결론 내리고 187명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이 사건은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기인 1970~1980년대 학생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보내고 프락치 활동을 강요한 사건이다. 그동안 사건의 윤곽을 파악하는 조사는 이뤄졌지만 국가기관이 개인별 피해사례를 대대적으로 파악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는 23일 서울 중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화해위 조사결과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기 동안 1971년 위수령 발동, 1975년 대통령 긴급조치 9호, 1980년 계엄포고령 포고, 1981년 5공화국 출범 이후 등 모두 4차례 대규모 강제징집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강제징집자 중 상당수는 불법체포와 구금, 고문, 구타 등을 당하고 사상 전향과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프락치 강요 공작이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된 사실이 확인됐다. 전두환정권에서 '녹화공작'을 추진하던 보안사 심사과가 폐지된 후에도 '선도업무'라는 명칭으로 1987년까지 공작이 이어졌고, 선도대상자 명단에 1989년 10월 입대자가 포함된 사실이 밝혀진 것. 6.10민주항쟁 이후 직선제로 출범한 노태우정권 시기인 1990년까지 공작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진실화해위 설명이다.

진실화해위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개인별 존안자료 2417건 등을 분석해 총 2921명의 강제징집 및 녹화·선도공작 관련자 명단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1980~1984년 강제징집(1152명), 녹화사업(1192명) 피해자보다 많다.

이 명단엔 '밀정' 의혹이 불거졌던 김순호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국장 외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윤영찬 의원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진실위는 2020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진실규명을 신청한 207명 중 187명을 공작 피해자로 판단했다. 20명에 대해선 추가로 조사해 진실규명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는 "국방의 의무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위법한 공권력에 의해 불법구금, 불법조사 등 피해를 입었으며 전향과 프락치를 강요받았다"며 "국방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교육부, 병무청 등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회복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과거 내무부와 치안본부는 강제징집의 최전선에 섰던 기관으로 현재 행정안전부와 경찰국, 경찰청은 과거 잘못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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